노회원 양보·배려…경과조치 교회·노회 과제는 남아

▲ 지난해 9월 열린 고신 제67회 총회 개회예배
▲ 지난해 9월 열린 고신 제67회 총회 개회예배


이제 2년 남았다. 노회에 따라 1년만 남은 곳도 있다.


고신총회가 지난해 9월 제67회 총회에서 통과시킨 노회 구역 설정 및 노회 명칭 변경과 관련해 해당 노회 구역이 아닌 다른 노회 구역에 들어감으로 3년 경과조치(소속 유예)된 교회들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2년 안에 노회를 재편성해야 할 기간이다.


이 때문에 고신총회의 노회 구역 설정 및 노회 명칭 변경은 지금도 한창 진행형이다. 노회 명칭이 원래대로 정해지지 않았거나 노회 구역 설정이 조율되지 못한 노회들과 교회들은 계속해서 서로 공감하고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대안을 찾아 나서고 있다.


제67회 총회 후에 총회임원회가 확인한 3년 유예 교회는 영남시찰 21개 교회를 포함해 총 70개 교회. 이와 함께 경남중부 남마산 마산 등 3개 노회가 내년인 2019년 9월 총회 전까지 2개 노회(경남마산, 경남중부)로 재편성하기로 했다.


노회 구역 설정 및 노회 명칭 변경의 개요에 따르면 “노회의 지역성은 행정구역을 따라 노회 지역을 나누되 광역시·도를 경계로 나누지만 부득이한 경우 인접 광역시·도의 관련 노회가 합의하면 조정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이에 노회에 따라 광역시·도를 경계로 구역이 정해졌고, 노회들이 총회가 정한 행정구역 기준에 따라 전면 개편됐다. 이와 달리 생활권을 고려해 구역이 조율되기도 했다. 부산과 양산 지역의 노회들이 대표적인 경우다. 새로운 행정구역 기준과 오랫동안 굳어온 생활권 사이에서 풀어야할 과제를 안고 있는 곳은 경남중부와 마산지역 3개 노회다.


경남중부노회장 박시영 목사는 “3개 노회 구역 설정에 대해 개인적으로 몇 차례 이야기했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논의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며 “앞으로 심도 있는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산노회장 김희신 목사는 “가을노회에서 논의되면 3개 노회가 준비위원회를 만들어서 본격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회 명칭은 광역(동부, 서부, 남부, 북부, 중부)을 원칙으로 하되, 같은 광역시·도에 속한 노회 간의 협의에 따른다고 돼 있다. 하지만 지역이 시 도가 걸쳐 있는 노회의 경우 명칭을 원칙대로 하는 게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경남김해노회는 구역이 김해와 부산 강서구에 걸쳐 있어 ‘김해노회’로 명칭을 변경해줄 것을 이번 68회 총회에 상정했다. 부산 강서구 지역 시찰에서 소외감과 불편함을 호소한다는 게 이유다.

경남김해 명칭은 부산과 전혀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전남동부노회는 ‘전라노회’의 명칭을 총회 노회 구역 설정 및 노회 명칭 기준 및 3개 노회(전남동부, 전라, 전북호남) 합의안에 따라 ‘전남노회’로 변경해줄 것을 요청했다. 전북호남노회는 ‘전북호남노회’를 ‘전북노회’로 명칭을 변경하는 것과 전남지역과 제주지역 교회들을 지역노회에 편성해줄 것을 제안했다. 대구동부노회는 노회 구역 설정으로 새롭게 출발했으나 노회 회기를 합의하지 못하고 이번 68회 총회에서 결정해 달라고 올렸다.


어떤 노회의 경우는 몇몇 교회들이 해당 지역 노회에 있지 않고 3년 경과조치에 따라 다른 노회에 소속돼 있다. 현실적인 아픔과 이유가 있어서다. 노회 구역 설정에는 기존 고신교회뿐만 아니라 2015년 제65회 총회에서 통합한 옛 고려 교회들이 해당 지역 노회로 소속함에 따라 어떤 노회는 여러 노회 소속 교회들이 함께 해 새로운 노회를 구성하기도 했다. 옛 고려 교회들이 많이 분포했던 서울과 수도권의 경우, 노회에 따라 노회 구역 설정으로 많은 옛 고려 교회들이 함께했다. 노회에 따라 다른 노회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노회 구역 설정이 이뤄진 곳도 있다. 기존 고신교회보다는 통합한 옛 고려교회들이 숫자적으로 더 많이 소속된 노회도 있다.


지역·노회에 따라 행정구역 기준대로 노회 구역을 정하고 그에 따라 해당 지역 노회로 교회들이 소속되는 문제가 여전히 조율해야할 과제로 남아 있다. 그러나 노회 구역 설정과 명칭 변경이 고신교회 전반적으로는 원만하게 이뤄진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노회들은 행정구역 기준에 따른 노회 구역 설정에 이의를 제기하고 노회의 사정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면서도 대체적으로 총회의 결정을 존중하고 이에 잘 시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옛 고려교회와 다른 지역 노회들이 어우러져 새롭게 출범한 노회들의 분위기는 어떨까?


서울중부노회장 김명수 목사는 “서울중부노회 소속 가운데 경기북부 지역 교회들이 총회의 결정을 수용하려고 했으나, 적지 않은 법적, 행정적 문제가 있었다. 서울노회의 치리(제명, 면직)에 불복종하고 이탈한 교회와 목사들을 다른 노회에서 정회원으로 받은 것은 잘못이다. 이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며 “서울중부노회는 이런 내적 어려움과 여러 노회 교회들이 모였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배려하고 화합하면서 좋은 분위기로 사이좋게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북부노회와 교차되는 교회들이 많은 것과 관련, 김명수 목사는 “경기북부노회 전 준비위원장과 개인적인 만남에서 지혜롭게 잘 살펴보자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또한 일산지역에 소재해 있지만 서울중부노회에 속하게 된 벧엘교회의 경우, 담임인 박광석 목사는 “당초 나는 목회에만 전념하는 사람이라 노회구역 조정의 자세한 내용을 잘 알지 못해 총회에서 정한 원칙대로 하기를 원했고 그렇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총회와 노회 관계자나 주위로부터 노회의 특수한 사정으로 인해 3년 유예조치를 적용해야 한다고 해 서울중부노회에 속하게 되었다”면서, “혹시 그렇게 되더라도 벧엘교회로 인한 영향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각별히 주의해서 시행해달라고 관계자들에게 뜻을 전한 바 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경기북부노회장 최영완 목사는 “저희 노회는 옛 고려 교회가 많은데, 이들이 많이 양보하고 배려하고 있다. 그래서 노회 분위기가 화기애애하다.”며 “서울중부노회와 교차되는 교회에 대해서는 아직 공식적으로 논의해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충청노회장 정영호 목사는 “5년 전에 대전 충청노회 통합으로 110개 교회가 된다. 합쳐보니 너무 크다. 다시 나눠야한다는 분위기가 있다. 하지만 통합한지 얼마 안 돼, 몇 년 지나서 나누는 것도 연구하고 있다.”며 “노회 구역 설정으로 고려, 서경에서 10개 교회 정도가 합류했는데 노회 분위기가 좋다. 글로리아목사부부합창단, 아델포스축구팀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획일적인 행정구역 기준으로 노회 구역을 새롭게 설정하다보니 아픔과 갈등을 겪은 노회들이 적잖다. 1년이 지나면서 아픔이 다소 아물어가는 분위기다. 하지만 아직 노회 구역 설정이 마무리되지 못한 곳도 있다. 이제는 물리적인 행정구역 기준에 따른 노회 구역 설정을 넘어서 노회원들이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지혜가 필요하다. 노회 구역 설정이 행정구역 단위로 잘라서 모양새를 좋게 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다. 이를 통해 노회가 발전하고 노회에 속한 교회들이 부흥하고 성장하는데 기틀을 마련하고자 함이다. 노회가 우산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하는 당위성을 안고 있다. 이미 노회들은 회원들 간에 양보하고 배려해가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3년 경과조치 된 교회들이 2년 뒤에도 해당 지역 노회로 돌아가지 못한 채 여러 가지 어려운 사정으로 고착화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제기된다. 이것은 앞으로 총회가 풀어가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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