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반겔리아 대학교 김성수 총장


▲ 에반겔리아 대학교 김성수 총장(3대)

존경하는 재미고신총회 총회장 이신구 목사님, 정재훈 이사장님과 이사님들, 그리고 에반겔리아 대학교 교직원 및 학생 여러분! 특별히 지금 한국에서 함께 감사예배를 드리고 계시는 이근삼 박사님의 평생의 반려자가 되신 이영진 사모님과 가족 여러분!


오늘 에반겔리아 대학교 설립 25주년 감사예배와 기념식을 갖게 된 것을 함께 축하하고 기뻐하며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려드리고자 합니다.


오늘 이 뜻깊은 순간에 우리 모두는 이 학교의 설립자 되시고 초대 총장이셨던 이근삼 박사님의 학교 설립 비전과 헌신적인 삶을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이근삼 박사님은 25년 전에 개혁주의 신학의 보급과 개혁주의 세계관을 구비한 인재 양성, 그리고 개혁주의 교회 건설을 위해서 혼신의 힘을 다해 이 학교를 설립하셨습니다.


지난 25년 동안 온갖 어려운 여건 가운데서도 에반겔리아 대학교가 개혁주의 신학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계승하고 있음은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요 축복이라고 확신합니다.


동시에 이와 같은 설립자의 비전과 신학의 정통성을 유지 계승하기 위해서 헌신을 아끼지 않으신 고 신현국 제2대 총장님과 모든 교수님들과 직원들의 수고에 대해서도 이 자리를 빌려 감사를 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또한 총회 직영대학교인 에반겔리아 대학교의 제3대 총장으로서 재미고신총회의 지도와 기도와 물질적 후원과 사랑을 받으면서 설립자의 정신과 개혁주의 신학의 보급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에반겔리아 대학교 공동체가 유지 보존하고 전승하고자 하는 개혁주의 신학의 전통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사도들의 전승, 어거스틴(St. Augustin)과 존 칼빈(John Calvin), 그리고 흐룬 밴 프린스터르(Groen van Prinsterer), 아브라함 카이퍼(Abraham Kuyper), 헤르만 바빙크(Herman Bavinck), 볼렌 호븐(D.H.T. Vollenhoven), 헤르만 도예베르트(Herman Dooyeweerd)와 같은 개혁주의 신학자와 철학자들이 우리에게 물려준 값진 전통입니다. 이 개혁주의 전통은 인간과 우주에 대한 독특한 성경적 세계관을 우리에게 제시해 줍니다.


세계를 보는 이와 같은 세계관과 신학이 우리에게 전수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창조와 타락과 구속의 의미를 우주적, 보편적, 포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우리의 세계는 주님께 속해 있습니다”(Our world belongs to God)라고 고백할 수 있습니다.

이 개혁주의적인 성경적 신학과 세계관은 우리의 ‘삶의 비전’(Vision of Life)인 동시에 ‘삶을 위한 비전’(Vision for Life)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혁주의 세계관을 소유하고 있는 우리는 교육과 학문 활동에 있어서도 세속주의자들은 물론, 경건주의자들이나 근본주의자들과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비전이 교육과 학문 활동과는 관계가 없는 별개의 실제(reality)로 보는 이원론을 수용하지 않고 통전적인(integral) 신학과 학문을 추구하도록 격려하는 메시지를 선포해야 합니다. 우리 에반겔리아 대학 공동체는 이 귀한 신학 전통의 값진 유산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하고 하나님께 감사해야 하며, 열정을 가지고 가꾸고 전수해 나가야 합니다.

또한 우리의 개혁주의 신학과 세계관의 유산을 지구촌에 산재해 있는 하나님의 백성들과 더불어 공유하고자 하는 강한 열정을 가져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선택하신 것은 자신들만 특권을 누리도록 하신 것이 아니라 열방을 향한 제사장 나라가 되도록 하신 것입니다. 우리에게 세계와 학문에 대한 개혁주의적인 신학과 관점을 갖도록 해주신 축복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에반겔리아 대학 공동체는 더 거시적인 안목을 가지고 우리의 신학적 관점을 지구촌을 향해 보급하고 나누어 갖고자 하는 열정을 가져야 합니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습니다. 오늘도 필리핀, 캄보디아, 태국, 미얀마, 몽골, 중국, 베트남, 케냐, 가나, 우간다, 중남미의 수많은 나라들이 추수할 일꾼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일터는 개혁주의 신학과 세계관으로 구비된 일꾼들을 더욱더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덧붙여 한 가지를 더 강조하고자 합니다. 개혁주의 신학을 향한 우리의 비전과 열정은 궁극적으로 공의와 샬롬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을 받은 인간이 마땅히 누려야 할 천부권(God-given rights)을 억울하고 부당하게 침해당하지 않도록 보호해주는 것이 성경이 가르치는 정의의 핵심입니다. 구약의 선지자들과 예수님께서 고아와 과부, 병든 자와 가난한 자들, 아이들과 나그네들에게 관심을 갖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정의가 평화에 필수적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오늘 우리 모두는 너무 안락한 삶을 살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우리가 바로 로날드 사이더(Ronald J. Sider)가 말한바 가난하고 굶주림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부유한 그리스도인들이 아닌지 한번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지금도 지구촌 구석구석에는 쓰레기더미를 뒤지면서 먹을 것을 찾는 어린아이들, 성 학대를 당하면서 절규하는 10대 소녀들, 가난 때문에 절망하고 목숨을 끊는 어린아이들이 수도 없이 많습니다. 이들이 지리적으로 너무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남의 일로 느껴진다면 우리는 결단코 그리스도인들의 글로벌 의식을 이야기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개혁주의 신학과 세계관을 유지 보존하고 전수하기를 열망하는 우리 모두는 우리의 삶을 통해서 정의와 평화를 조장하는 일에 관심과 열정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 에반겔리아 대학교에서 개혁주의 신학과 세계관으로 교육받은 사역자들은 성경이 가르치고 있는 정의와 평화가 서로 얽히고 서로를 촉진하는 맥락 안에서 우리의 비전이 실천적 의미와 역동성을 가질 수 있도록 격려하는 메시지를 선포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25년 전에 이근삼 박사님께서 설립하시고 혼신의 힘을 다해 헌신하셨으며, 뒤를 이어 신현국 총장님과 여러 교직원들이 수고하고 헌신하신 에반겔리아 대학교는 재미고신총회 직영 대학교입니다. 에반겔리아 대학교는 세속적 세계관과 혼탁한 신학이 난무하는 지구촌에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성경적인 메시지를 올바로 전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해내고 있다는 점에서 참으로 소중한 대학교입니다.


학교 설립 25주년을 감사하고 기념하는 우리 모두가 이러한 개혁주의 신학과 세계관의 고귀한 비전과 열정을 가지고 계속 나아가기만 하면 하나님께서 우리 에반겔리아 대학교로 하여금 세속적인 현대사회와 자유주의적인 신학 풍토 속에서도 세상을 향해 반립적 성격을 유지하면서 학문적 탁월성과 개혁주의 신학의 정체성을 동시에 유지하는 진정한 개혁주의 대학교로 발전할 수 있도록 인도해주실 것입니다.


우리의 힘이 아니라 성령께서 주시는 힘을 가지고 이 놀랍고 영광스러운 과업을 개별적인 동시에 공동체적으로 함께 수행하고자 하는 열정이 우리 모두에게 있기를 소망하고 기도하면서 에반겔리아 대학교 설립 25주년 기념사에 가늠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오직 그 왕을 위하여! Pro Rege!


* 2020년 11월 19일(목) 오후 3시(미국 서부시간)〔11월 20일(금) 오전 8시 한국시간〕 줌으로 열린 미국 에반겔리아 대학교 설립 25주년 감사예배와 기념식에서 발표한 에반겔리아 대학교 김성수 총장의 ‘에반겔리아 대학교 25주년 기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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