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 공섬김 교수(혈액종양분과 전문의)

또래 아이들 몇 명이 모닥불을 앞에 두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3년이라고 말하는 아이도 있고, 6개월 또는 아주 오래됐다고 하는 아이도 있죠. 아이들의 얼굴이 특별히 우울해 보이진 않지만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이 애틋해 보입니다. 아이들은 백혈병으로 투병하면서 병원에서 지냈던 기간에 대해 이야기를 하던 것이었습니다. TV 광고의 한 장면이 꽤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던 이유는 아마도 아이들이었기 때문이겠죠.


▲소아청소년과 공섬김 교수(혈액종양분과 전문의)
▲소아청소년과 공섬김 교수(혈액종양분과 전문의)
고신대학교복음병원의 공섬김 교수는 소아청소년과 의사로 혈액종양질환을 진료합니다. 백혈병과 고형종양, 림프종, 혈관종, 빈혈, 출혈성질환 등은 성인에게도 발생할 수 있지만 소아의 경우 그 종류와 성질도 완전히 다르다고 합니다. 또한 소아암은 성인에 비해 발생이 드물지만 비특이적인 증상이 많아 진단이 쉽지 않고, 진행 속도는 빠르기 때문에 발견됐을 때, 이미 상당히 진행된 형편이 많습니다.

소중한 보람

인턴과 레지던트 생활을 마치고 펠로우에 들어가면서 전공을 정했어요. 교수님들의 권유와 필요 요청에 의해 결정했는데, 소아백혈병과 같은 질환으로 장기 입원 중인 환우들과 오랫동안 지내면서 더 애정이 생겼죠.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때 소아청소년과 혈액종양 분과에 관심이 많이 생겼던 것 같아요.”

환자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들을 치료하고 함께 지내면서 내린 공섬김 교수의 자연스러운 선택이었으리라. 원체 중한 질병이 많아 환자의 사망률이 높고, 긴 입원기간과 회복의 과정도 장시간 소요되는 소아청소년과를, 그 중에서도 혈액종양 분과는 심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든 곳으로 여겨지면서 이제는 기피하는 진료과가 됐습니다.

하지만 공섬김 교수는 전공의들에게 혈액종양 분과와 관련된 것은 시험문제로 잘 나오지 않을 정도예요. 자칫 소홀할 수 있는데, 제가 먼저 환자들을 진료했던 경험이 그래서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다른 의료진이 의심하지 못한 질환에 대해 빠른 진단으로 발견했을 때도 보람을 느끼죠. 그렇지만 가장 큰 보람은 역시 수술이나 항암치료 등을 오랫동안 견디고 건강하게 학교생활에 복귀한 아이들을 바라볼 때라고 힘주어 말합니다.

신앙으로 얻는 위로

성인의 경우 연간 천 명 정도가 암 질환을 진단받고, 사망률 역시 암이나 심혈관계 질환이 대부분인 것에 비해 소아청소년과는 다른 모양새를 보입니다. 물론 낮은 출산율로 인해 소아 자체가 감소한 경향도 있지만 소아의 경우, 사망 원인이 교통사고와 같은 손상이 가장 높다고 알려지고 있죠.

손상이나 신생아 사망의 경우를 제외하곤 아이들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질병은 감기예요. 그렇지만 질병으로 인한 사망률은 소아암이 가장 높습니다. 흔한병은 아니지만 중한병인 것이죠. 회복 과정도 오래 걸리고요. 초진환자의 경우에는 조금 덜하지만 치료 중이던 환자가 사망하거나 병이 재발했을 때, 환자의 상태가 나빠지면 그로 인한 심리적 스트레스가 적지 않아요.”

그도 그럴 것이 의사라는 직업이 갖는 특성이며 단순히 일일뿐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의사 역시 감정을 지닌 한사람이니까 말이죠. 그런 공 교수에게 신앙은 훨씬 크고 든든한 힘을 발휘한다고 고백합니다.

의사로 살면서 제가 교인이기 때문에 도움을 받는 부분이 상당히 많아요. 제가 진료하는 질환이 사망률이 높은 편이고, 막상 그런 상황이 되면 객관적으로 받아들이면 되는데 제 삶에서는 심란하고 우울해지더라고요. 치료 방법과 그 선택에 관해 진심으로 기도 드리면서 힘든 마음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기도가 있는 소아청소년과

고신대복음병원 소아청소년과에는 특별한 시간이 있습니다. 바로 기도모임이 있기 때문이죠. 스텝 대부분이 크리스천인 소아청소년과는 자체적으로 기도모임을 갖고 있습니다. 연구모임이 있는 수요일을 제외하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회의나 외래진료의 이유가 아니면 한자리에 모여 30분 정도 기도 시간을 갖고, 다 같이 점심식사를 합니다.

제가 2013년에 고신대복음병원에 왔는데 그 이전부터 기도모임이 시작됐어요. 아마도 10년쯤 된 것 같아요. 7분의 선생님들 중 연수중인 분들을 제외하고 매일 함께 기도하면서 각자의 상황도 나누고, 환자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기도모임 같이 할 수 있는 신앙인을 의국 스텝으로 모집하거나 전공의들과 실습학생들에게 전도도 하죠.”

모태신앙이지만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이런저런 형편과 사정 때문에, 의지할 또래가 없거나 많은 이유들로 신앙생활을 소홀해질 수 있지만 고신대학교복음병원 소아청소년과의 기도모임으로 공섬김 교수는 개인적으로도 신앙생활에 많은 도움을 받는다고 말합니다.

제 성격이 소심하고 추진력이 부족한 편인데, 신앙이 없었다면 파트 일하기가 어려웠을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걸음을 인도하신다는 깨달음을 얻었죠.”

신앙공동체로 이뤄진 교수님들을 만나 기도와 협력으로, 관심과 격려로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 감사하다는 공섬김 교수. 이 일을 주신 하나님의 계획안에 사명을 갖고, 삶과 죽음은 그분의 손안에 있음을 고백하는 공섬김 교수는 환자를 귀하게 생각하고 기도하며 최선을 다해 도움을 줄 수 있는 명의 그 모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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