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울려 퍼질 북녘의 성탄 종소리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 아기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알리는 최초의 소식 후 베들레헴 밤하늘에는 천사들의 기쁜 노래 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태어나신 1225일은 전 세계적으로 평화의 상징이 됐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지구 곳곳에는 폭력과 억압, 전쟁으로 시름하는 곳이 많습니다. 특히 우리와 가장 가까운 북녘 땅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뻐하기는커녕, 예수를 믿는 다는 이유만으로 강제 수용소로 보내지거나 심지어 처형을 당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고통 중에 있는 이웃과 잠 못 이루는 사람들, 북녘 신음하는 동포들에게 구주 탄생의 기쁜 소식과 자유, 평화가 온 누리에 넘쳐 나는 그 때를 예비하고 계십니다

북한에도 성탄절이?

북한에서 성탄절은 일부 계층이 영화나 책 속에서나 보고 읽는 정도에 불과할 뿐입니다. 하지만 최근 외국인을 상대하는 상점이나 백화점에서는 성탄절 트리가 등장하거나 케롤이 나오는 경우 등 변화된 모습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1225일이면 평양시 만경대구역에 있는 봉수교회에서는 성탄예배가 비교적 성대하게 드려집니다. 19889월에 설립된 봉수교회는 설립을 기념해 12월 북한정권 수립 이후 최초의 성탄예배를 드렸으며, 이후 성탄절과 부활절, 광복절 등 주요 절기에 기념예배를 드리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북한 주민들에게 성탄절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란 의문이 듭니다. 이들에게 성탄절이 어떤 날인지, 예수 그리스도가 어떤 존재인지를 말이죠.

이런 의문에 대해 김동춘 목사(서울제일교회)북한 정권은 성탄절을 부르주아 명절이라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대신 크리스마스 이브인 1224일은 김정일이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으로 지정한 날인 동시에, 김정일의 생모인 김정숙의 생일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북한으로서는 24일이 최대의 명절인 셈입니다면서, “이날 북한 군대에서는 김정일이 최고사령관이 된 것을 기념하며 명절 음식을 제공하는 등 축제의 장이 열립니다. 더불어 일반 시민들도 김정숙의 생일을 경축합니다. 김일성을 수령님 아버지로 부르는 북한에서는 김정숙을 조선의 어머니로 높이는 것이 당연시 여겨집니다. 그래서 1224일은 김일성 생일인 태양절 다음으로 큰 명절로 이 날을 어머니 탄생일로 경축합니다. 군대는 김정일을, 인민은 인민의 어머니를 축복하는 행사가 온 나라를 뒤덮고 있으니 자연히 성탄절은 묻혀 질 수밖에 없고, 의도적으로도 감춰질 수밖에 없습니다고 밝혔습니다.

또 탈북자 A씨는 북한에서 기독교는 인민의 아편 또는 제국주의자들의 무기라고 교육을 받습니다. 때문에 기독교에 대한 반감이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밖에 없죠. 특히 성탄절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탄생한 기쁨의 날이라는 인식보다 타도의 대상을 몰아내는 날로 인식하고 있습니다면서, “6.25전쟁 때 남쪽에서 인천상륙작전 이후 압록강으로 진격하던 것을 빗대어 크리스마스 총공세라고 부릅니다. 때문에 성탄절에 대한 인민들의 인식은 안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고 말했습니다.

소리 없는 성탄의 종소리

현재 북한의 지하교회 성도는 90,000명이 조금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모퉁이돌선교회가 1991년에 조사한 바에 의하면 북한 내에 약 38,000명의 지하성도가 있는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4년이 지난 후인 1995년을 기점으로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해지면서 북한 주민들이 식량을 구하기 위해 중국으로 넘어오거나 탈북하는 과정에서 복음을 접하게 되고, 이들이 북한으로 다시 들어가 복음을 전하는 사례가 급증했습니다.

오늘날 북한에는 봉수교회와 칠골교회처럼 당국의 통제와 조정을 받는 가운데 선전과 이용의 차원에서 교회 활동이 이뤄지는 교회가 있습니다. 그 외 많은 지하교회 교인들은 체포, 구금, 고문, 처형 등 핍박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에서는 지하교회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북한에 지하교회가 급속도로 확산되는 이유는 복음을 접하는 과정 속에서 경험한 신앙 때문입니다. 목숨을 유지하기 위해 목숨을 거는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서 많은 위험을 겪게 되고, 그러한 환경에서 만난 예수 그리스도는 자신이 갖고 있는 목숨보다 더 소중한 존재가 됐습니다. 그리고 목숨보다 더 소중한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다시 목숨을 걸고 북한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들에게 성탄의 의미는 그 누구보다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김 목사는 북한의 지하성도들 대부분은 중국 쪽으로 왔다갔다 하면서 복음을 받은 자들입니다. 중국 쪽에서 한국의 선교사들이나 조선족교회에서 복음을 받은 자들은 대부분 성탄의 의미와 성탄절 지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면서, “조선족교회의 성탄절은 한국의 경우와 달리 교회 전체의 축제로 기뻐하며 즐깁니다. 이들에게는 성탄절이 강렬한 인상으로 남겨져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성탄절을 지킬 수가 없어서 가족들끼리 혹은 일부 근처의 지인들끼리 성탄절 예배를 드리거나 기도를 하는 정도로 성탄절을 보내고 있습니다고 밝혔습니다.

탈북자 김진철(가명) 씨는 식량을 구하기 위해, 돈을 벌기 위해 국경을 넘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하나님을 영접할 수 있었습니다. 동포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다시 북한으로 들어갔지만 발각돼 탈북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면서, “탈북을 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위험을 경험했습니다. 그때마다 하나님께서는 나의 이름을 부르면서 아버지가 너를 구하러 왔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습니다. 하염없이 피눈물을 흘리며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했습니다. 성탄절이요? 예수님께서 태어나신 날이면서 저를 살리신 날이시죠라고 고백했다.

잊지 못할 그때의 감동

중국에서 탈북자 사역을 할 때 성탄절이면 지하에 숨어 있는 탈북자들 가정을 방문을 해 선물을 돌린 일이 있습니다. 그들은 성탄절을 처음으로 맞이해 보는 것이었습니다. 남한에서 성탄절을 기독교 명절 중 가장 큰 명절로 지낸다는 말을 듣고 놀라기도 하고 충격도 받기도 했습니다면서, “조선족교회에 성탄절은 외부 사람들도 초청해 축하순서를 거행하는데, 탈북자들도 슬며시 숨어서 성탄절 예배 및 축하순서도 참여합니다. 이들은 성탄절을 보내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에 대해서 평생 잊지 못할 강력한 인상을 받게 되는 것을 보았습니다고 회상하는 김 목사.

김 목사의 말처럼 이들에게 성탄절은 생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삼부자의 신격화로 세뇌된 사회 속에서 살아왔던 사람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존재는 추상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더군다나 그 존재의 탄생일은 더욱더 그럴 수밖에요.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고 난 뒤 성탄절은 이들을 새롭게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준 날이며, 이들의 생명을 살린 날로 기억됩니다. 무엇보다도 직접 몸과 마음으로 겪었던 체험적 신앙은 더욱 강렬할 수밖에 없습니다.

김소민 집사(가명)북한에서 중국으로, 다시 중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과정을 지금 생각해보면 꿈만 같았습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라면 이 자리에 있을 수 없을 것입니다면서, “한국에 도착했을 때 하염없이 눈물이 났습니다. 서러움의 눈물도, 단순한 기쁨의 눈물도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을 체험할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에 대한 감사의 눈물이었습니다. 지금도 성탄절이 올 무렵이면 그때의 감동을 잊을 수 없습니다고 밝혔습니다.

그날이 오면...”

김 목사는 하나님의 독생자 예수가 낮고 낮은 모습으로 구유에 오신 성탄의 날이 언제쯤이면 북한 어린이들도 자유롭게 알게 될까요? 크리스마스 카드를 쓰고, 캐롤송을 부르고, 성탄트리를 장식하고, 교회에서 성탄예배를 드리는 그 날이 속히 오기를 소망합니다. 그 날이 어서 빨리 도래하기를 기도합니다. 하나님이 이 기도를 들어주실 때, 그 언젠가는 북한 주민들도 크리스마스를 즐겁게 지내는 날이 올 것입니다면서, “그때가 오면 북한 TV에서도 크리스마스 특집극과 성탄예배에 대한 방송도 할 것이고, 크리스마스 선물을 아이들에게 전해 주는 그 날도 올 것입니다. 김일성광장에서 서울시청에서처럼 대형 크리스마스추리가 설치될 것입니다. 그 앞에 캐롤송이 울려퍼지며 자선남비 종소리가 땡그렁 들리는 그 날, 우리가 밤새워 우는 날이 될 것입니다. 지하교회가 지상으로 나와서 성탄예배를 드리는 그 날을 사모하며 기도합니다고 말합니다.

여전히 북녘 땅에는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삼부자를 신격화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성탄의 종소리 대신 동포들의 신음이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녘에 성탄의 종소리가 울려 퍼지는 그날이 올 것이란 사실은 분명합니다. 모두가 함께 찬송을 부르고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뻐하는 그날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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