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주어졌지만 네 것이 아니고, 네 것이 아니지만 너에게 책임이 있는 것을 ‘네 것이 아닌 것’, 또는 ‘네 책임이 있는 것’ 중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머니는 ‘그 경계선’에 대한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 경계선’을 잘 지키는 지혜는 어디에서 발견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았어?


어머니는 이 말씀이 해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빌립보서 4장 6-7절)


너를 양육하면서 너에 대해, 너의 미래에 대해, 그리고 네가 하는 언행이나 생각하는 것 등에 대해 좀처럼 걱정해본 적이 없어. 네가 어머니의 말씀에 즐겨 순종한 이유도 있었지만 더 큰 이유는 넌 하나님의 것이지 어머니의 것이 아니라는 걸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거든. 인생의 사춘기나 신앙의 사춘기를 지나며 네가 보이는 언행이나 생각은 어머니로서 충분히 걱정하고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내 것이 아니라는 사실 때문에 걱정을 넘어 두려움이 생기거나 삶의 기쁨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었어.


그런데 몇 달 전 신앙에 대한 너의 생각을 들으며 처음으로 두려움을 경험했었어. 물론 이전에도 신앙에 대한 너의 생각을 들었지만 그날따라 ‘이러다가 네가 하나님이 없다고 말하면 어떡하지?’라는 두려움이 밀려왔고, 그 두려움으로 인해 삶의 기쁨이 모조리 사라지는 경험을 했어. 두려움의 원인이 무엇인지, 두려워해야 할 문제인지를 두고 기도하며 성경을 읽던 중에 위 말씀을 읽게 되었어.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라”는 것은 네 자녀가 “너의 것이 아니니까” 걱정할 이유도 필요도 없다는 것이고,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는 것은 “잘 관리해야할 책임”이 있으니 기도해야 한다는 말씀이라고 생각해. 그렇게 한다면 어머니의 기도에 무조건 응답해주시겠다는 것이 아니라,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어머니의 마음과 생각을 지켜주시겠다는 거야. 평강 가운데 잘 관리할 수 있는 지혜와 명철을 주시겠다는 거지.


너를 양육해야할 책임에 치우쳐 네가 어머니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잠시 망각한 사이 두려움이 밀려왔었고, 그 두려움 때문에 기쁨과 평강이 사라지고 마음을 지키고 지혜롭게 생각하기 힘들었던 거야.


인준아, 네 인생의 주인이 네가 아니라는 것이 요즘 너를 힘들게 하는 주요 주제이기 때문에 지금 어머니가 너에게 해주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기는 힘들겠지만 네 미래에 대해, 너의 인생에 대해 염려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알게 되는 날이 꼭 올 거라 생각해. 왜냐하면 넌 하나님의 자녀이니까!


네 인생의 주인이 계시기 때문에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는 모험 같은 인생에 과감히 뛰어들어 도전할 수 있고, 칠흑 같은 어두운 나날이 계속되더라도 기쁨과 평강으로 살 수 있는 거지. 네 것이 아니지만 너의 책임인 그 경계선을 잘 지킬 수 있는 지혜 중의 하나는 위의 빌립보서의 말씀을 믿고 실천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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