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삽화 = 구본철 화백
▲ 삽화 = 구본철 화백


‘근본주의’(根本主義)는 ‘자유주의’에 반발해서 등장한 거란다. 근본주의적 부흥주의자들은 세대주의적 전천년설(前千年說, Dispensational Pre-Millennianism) 추종자들이야. 그들은 세상을 바다에 빠져가는 난파선으로 보았지. 교회는 구조선이고, 성도는 빠져가는 죽은 영혼들을 건져 구원해야한다고 보았어. 세대주의는 예수님의 초림(1차 재림)으로 휴거(携擧, 산채로 들어 올려 짐)가 일어나고, 그 후 7년 대 환란이 있은 후 아마겟돈(Armageddon) 전쟁이 끝나면 예수님이 오셔서(2차 재림) 천년왕국이 올 것이라고 믿었단다. 이것을 무디 성경학교와 달라스 신학교에서 가르쳤고 나중에 회중교회 목사인 스코필드(C. I. Scofield, 1843~1921)가 ‘스코필드 관주 성경’을 1909년에 쓰게 됨으로 널리 퍼지게 되었지. 이 이론에 따르면 인류 역사는 7세대로 나뉘는데, 각 세대마다 하나님께서 평가하고 심판하셨다는 거야. 특별히 1920년대에는 세속화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고, 성경교리를 자유롭게 고치고 덧붙였고 도덕적 수준이 점점 떨어지고 있었지. 세대주의자들은 지금 세대를 마지막 세대로 보고 하나님의 심판이 가까웠다고 주장했단다. 마지막 세대 중에서도 끝이 가까웠기 때문에 아마겟돈에서 큰 전쟁이 일어나고 예수님이 재림하실 것이라고 가르쳤지. 천년왕국이 곧 임하게 될 것이라고 믿었어. 이들은 개혁보다는 헌신에 모든 관심이 집중되었단다.


근본주의(Fundamentalism) 운동은 유니언(Union) 석유회사 두 경영인의 도움으로 활발하게 진행되었단다. 라이먼 스튜어트(Lyman Stewart, 1840~1923)와 밀턴 스튜어트(Milton Stewart, 1838~1923)야. 그들은 익명으로 근본주의 운동을 위해 후원했어. 후원금으로 ‘근본적인 것들’(Fundamentals)이라는 소책자 12권을 제작해 미국 전 교회와 목회자에게 보냈지. 이 책은 미국 교회가 자유주의에 잠식되어가던 때에 놀라운 대안 역할을 했단다. 1919년에는 ‘세계 기독교 근본주의 협회’(World Christian Fundamentals Association)가 설립되기도 했지. 근본주의는 장로교 신학교였던 프린스턴 신학교의 지지를 받았어. 성경 무오(無誤)를 믿었단다. 성경 복사본은 오류가 있을 수 있지만, 원문에는 오류가 없고 성경은 역사적 상황에서 인간 저자의 개성을 이용하셨다는 것을 믿었지. 근본주의자는 성경 무오를 잘 믿었지만, ‘문자주의’에 빠지기도 했단다. ‘성경주의’(Biblicism)라고 불리기도 해. 성경본문을 하나님이 주신 상식과 지식으로 이해하기보다는 문자 자체에 신령한 힘을 부여했단다. 성경 내용을 시간과 공간의 차이 없이 그대로 읽고 이해하고 받아들여 적용하려했지. 이런 태도는 예수님의 기적과 부활을 믿는 데는 긍정적으로 작용했지만 요한계시록을 상징적 의미로 보지 않고 문자적으로 해석하는 잘못된 경향으로 흐르기도 했단다.


교회 가운데 스며들기 시작한 현대(자유)주의에 대항해 가장 적극적으로 싸운 사람이 누구일까? 그는 바로 존 그레셤 메이첸(John Gresham Machen, 1886~1937)이야. 메이첸은 독일에서 공부할 때 자유주의 분위기 속에서 믿음을 확신할 수 없고 갈등을 겼었단다. 독일 신학이 자유주의였기 때문이지. 메이첸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을 읽고 공부하면서 진리를 확신하게 되었단다.


성경의 진리를 가장 잘 요약한 것이 웨스트민스터 표준문서라는 것을 알고 난 후 그는 미국으로 돌아와 프린스턴 신학교에서 가르치면서 자유주의 신학의 문제를 밝히는 책을 쓰기 시작했어. ‘그리스도의 동정녀 탄생론’, ‘바울 종교의 기원’, ‘기독교와 자유주의’라는 책으로 정통 신앙을 변호했지. 그는 북 장로교회가 신앙고백을 지키는 것보다 점점 전도를 위한 교회의 일치 운동을 전개하자 우려를 표명하기 시작했단다. 하지만 한 사람이 교회의 그런 흐림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어. 메이첸이 싸웠던 것은 첫째 성경 교리로부터 벗어나는 자유주의였지. 두 번째 싸울 대상은 동료 복음주의자들의 교리적 무관심이었단다. 그는 교리에는 관심이 없고 복음 전도에만 관심을 가지고 교회 연합에만 매달리는 것을 반대했어. 메이첸은 근본주의자가 창조의 기간이나 혹은 종말의 순서에 연연하며 지나치게 논쟁하는 것을 너무나 답답하게 생각했단다. 오히려 교회는 예수님의 생애와 죽음과 부활의 역사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답해야 한다고 보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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