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삽화: 구본철 화백
▲ 삽화: 구본철 화백

프랑스 개신교인을 후대 사람들이 ‘위그노’(Huguenots)라고 부른다고 했지. 이 말은 독일어 ‘아이드게노센’(Eidgenossen) 혹은 네덜란드어 ‘에이트허노우턴’(Eedgenoten), 곧 ‘맹세로 서로 연결된 사람들’이라는 뜻에서 온 것이야. ‘위그노’는 프랑스 개신교인이 종교개혁 신앙을 목숨을 걸고 파수하겠다고 맹세했던 것을 이웃 나라 개신교인들이 붙여준 아름답고 자랑스러운 이름이란다. 위그노!


프랑스 종교개혁은 억압과 핍박 속에 성장했지만, 결국 저지당했어. 1598년 낭트칙령이 발효되면서 어느 정도 개신교인도 종교의 자유를 누릴 수 있었지. 대략 100년 동안 프랑스의 위그노는 비교적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었단다. 하지만 그 동안 받았던 고통과 핍박을 회복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지. 프랑스 개신교인의 삶은 고달프고 힘들었어. 마음대로 교회당의 문을 열 수 없고, 사람이 죽어도 낮에 장례식을 하지 못하고, 어머니가 로마교회 신자이면 자녀는 반드시 로마교 신앙을 가르쳐야 했어. 부모가 없는 아이는 군인의 종이 되고, 말을 돌보는 마부가 되어야 했단다. 군인들이 개신교인을 놀리고 욕해도 벌을 받지 않았지. 이런 불이익을 견디지 못하고 로마교회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있었단다. 하지만 믿음으로 끝까지 인내하며 신앙을 지켜낸 위그노도 많았어.


1685년 루이 14세가 낭트칙령을 폐지하면서 믿음을 지키며 살아남은 위그노는 더 이상 프랑스에 발을 붙이고 살 수 없게 되었단다. 프랑스가 로마교를 다시 국교로 부활시키면서 개신교회를 핍박하기 시작한 거야. 개신교회 목사들은 로마교회로 개종하지 않으면 14일 이내에 프랑스를 떠나야 했어. 교인들도 마찬가지로 어디론가 떠나야 했단다. 모든 개신교회당은 파괴되고, 아이들은 다시 세례를 받아야 했어. 600여 명의 목사들이 쫓겨나고 그 중에 200여 명이 네덜란드로 망명을 간단다. 네덜란드는 개신교 나라로 그들을 아주 따뜻하게 맞아 주지. 프랑스 위그노는 성실하고 부지런해 부자가 많고 대부분 경제적으로 중산층이었단다. 뿐만 아니라 열심히 공부한 지식인이 많았지. 위그노는 망명한 지역이나 나라에 경제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었어. 대신 프랑스는 그들의 지적 능력과 경제력을 잃으며 어려움에 처하게 된단다.


그 후 프랑스는 절대왕권의 부패로 1789년 프랑스 혁명으로 왕정이 몰락하고 공화정이 시작되면서 완전히 인본주의 국가로 전락한단다. 프랑스 인권선언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지만, 더 이상 한 특정 종교의 지배를 받지 않게 되지. 이 때부터 개신교회도 억압받지 않고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게 되지만 망명간 위그노가 돌아오지는 않았어. 지금 프랑스에는 개신교 비율이 전체 인구의 3% 정도로 아주 소수란다.


프랑스 종교개혁은 실패한 것일까? 프랑스에 종교개혁이 정착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야. 프랑스의 종교개혁은 활발하게 진행되었고 융성하기도 했단다. 하지만 여러 가지 요인으로 종교개혁은 뿌리를 내리지 못했어. 대신 프랑스 개신교인은 해외에서 대단한 역할을 했단다.


첫째, 제네바의 종교개혁은 프랑스 출신들이 도맡아서 했어. 파렐은 로잔과 제네바에서 종교개혁을 시작했고 그 이름도 유명한 종교개혁가 칼빈을 제네바 교회의 목회자로 불러 종교개혁을 주도하며 완성하도록 했단다. 칼빈의 후계자도 프랑스 사람 베자였지.


둘째, 종교개혁의 기여 가운데 하나는 시편 찬송을 개발한 것인데 그것을 주도한 사람들이 모두 제네바 개신교인들이란다. 음악 교사 루이 부르주아와 클레멍 마로와 베자가 ‘제네바 시편 찬송’을 집대성했어. 모두 프랑스인이었지. 이 시편 찬송은 네덜란드로 전해졌고 스코틀랜드에서도 꽃피웠단다.


셋째, 프랑스의 종교적 박해를 피해 도망 온 프랑스 개신교인은 제네바에만 7천 명 정도나 되었다고 하니, 정말 대단했단다. 이것은 칼빈이 제네바의 종교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어.


넷째, 칼빈의 종교개혁은 프랑스 내부의 개신교회에 영향을 주어 프랑스 신앙고백과 교회법을 만들게 했지. 프랑스 교회의 신앙고백과 교회질서는 네덜란드 개혁교회의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어.


저작권자 © 고신뉴스 KN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