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준아, 오늘 너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어쩌면 늘 듣던 말이고, 가정이나 교회 뿐 아니라 학교에서도 들었던 말일 거야. 그런 이야기를 굳이 하려는 이유는 얼마 전 어머니가 어떤 교회에서 보았던 청소년들의 모습이 너에게도 있지 않을까 염려가 되어서...


부서 예배가 마치고 반별 모임이었나봐. 교회 선생님이 반별 학생들을 위해 간식을 준비하고 계셨는데 학생들은 그 누구도 선생님을 돕지도 않고 계속 스마트 폰 게임을 하며 서로 욕설이 오가고, 간간이 서로 때리기도 하고 목을 조르기도 하고. 음료수를 비롯해서 선생님이 몇 번을 오가며 간식을 다 준비해놓으니 먹으려고 덥석 손을 내미는 거야. 그러니까 선생님이 기도하고 먹자며 기도를 시작하셨는데 그 누구도 기도하지 않았고, 심지어 몇몇 학생들은 기도하는 선생님을 때리는 시늉을 하고, 비아냥거리기도 하고. 기도가 끝나자마자 서로 먹기 바빠 선생님께 감사하다는 인사도 없고, 다 먹고 나서 감사하다는 말은 당연히 없고, 그 누구도 정리하지 않고 우르르 가버리는 거야. 학생들이 가고 난 뒤의 모습은 어땠는지 상상할 수 있겠지? 그 모든 쓰레기를 선생님 혼자 정리하시고.


네 생각에는 몇 학년의 모습일 거 같아? 초등학생 저학년이라고 해도 너무 심한 거 아니냐고 할 정도인데 나중에 살짝 물어보니 중3, 고1 이라고...


그 학생들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어. 만약 이곳이 학교이고 저분이 학교 선생님이면 학생들의 태도가 어땠을까? 교회이고 교회 선생님이라 너무 쉽게 생각하는 건 아닐까? 교회 선생님이나 담당부서 목사님께서 사주시는 간식은 당연하게 사주셔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건가? 만약에 자신이 교회 선생님이면 자신같이 행동하는 학생에게 간식을 사주고 싶을까?


인준아, 혹시 너도 이런 태도가 있는 건 아닌지? 누군가가 너를 위해 돈과 시간과 노력을 쓰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고 정말로 감사해야 하는 일인데, 너를 교회에 출석하게 하기 위해 너의 비위를 맞추는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돼. 담당부서 목사님과 교회 선생님이 너를 위해 쓰는 시간과 돈은 그 분들에게도 아주 소중하다는 걸 알아야 해.


법과 윤리를 지킨다고 해서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법과 윤리를 어겨도 된다는 말이 아니야. 법과 윤리를 지키는 것은 시민으로서, 함께 사는 공동체로서 당연히 지켜야하는 거야. 하나님의 자녀인 너는 오히려 네가 사는 공동체에서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보다도 더 높은 윤리의식과 도덕성, 준법정신을 가지고 행동해야 해. 그래야지만 신앙에 대해, 기독교에 대해, 하나님에 대해 말할 때에 힘을 얻을 확률이 높아져. 왜냐하면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신앙의 진리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기 때문에 너의 언행을 보며 평가할 수밖에 없는데, 너의 언행이 일반적인 수준에서 법과 윤리를 지키는 것과 더 높은 수준에서 지키는 것은 확실히 다른 시각을 갖게 해.


어머니가 보았던 청소년 반별모임에 만약에 새신자가 있었다면, 혹은 단합회를 위해 모임을 교회가 아닌 다른 곳에서 모였을 때 같은 행동을 했다면 그러한 언행을 본 새신자나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겠니? 기본적인 예의도 없는 사람들, 감사할 줄도 모르는 학생들에게 의미 없이 돈 쓰는 사람들, 음식을 앞에 두고 기도하는 이유도 기도를 들으시는 분에 대해서도 심각한 의문을 품지 않겠니?


인준아, 법과 윤리를 지켜야지만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법과 윤리의식 없이 마음대로 행동한다면 기독교와 하나님이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다는 것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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