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삽화: 구본철 화백
▲ 삽화: 구본철 화백

근대정신의 기초는 다름 아닌 ‘계명사상’ 혹은 ‘계몽주의’라고 할 수 있단다. ‘계몽’(啓蒙)이라는 말은 ‘지식수준이 낮거나 어리석은 사람들을 가르쳐 일깨우다’는 뜻이지. 독일어 ‘아우프클레룽’(Aufklärung)과 네덜란드어 ‘페르리흐팅’(Verlichting)도 같은 뜻이란다. 영어는 ‘인라이트먼트’(Enlightenment)로 어둠에 ‘빛을 비추다’라는 말이야. 18세기 유럽 지식인은 하나님을 섬기던 때가 어둠의 시대라고 보았어. 이성으로 이해할 수 없는 신앙의 시대를 암흑(Darkness)이라고 본 것이지. 계몽주의 시대가 열리자 ‘앞으로는 어둠 속에 헤매지 않고 이성의 빛 속에 살게 될 거야!’라고 기대했어. 성경에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시 119:105)라는 말씀이 있지만, 그들은 자신의 이성이 바로 ‘그 빛’(The Light)이라 여겼지. 그런 의미에서 계몽주의는 ‘이성주의’(理性主義)라고 부를 수 있어.


유럽을 휩쓸었던 종교개혁은 16세기 중세 로마 천주교회의 잘못된 교리와 체계, 그리고 삶에 대한 ‘신앙적 개혁’이었단다. 하지만, 계몽주의는 17~18세기 로마 천주교회와 개신교회에 얽혀 있는 잘못된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대한 ‘이성적 개혁’이었다고 할 수 있어. 그 결과가 영국 권리장전(Bill of Rights, 1689), 미국 독립선언(Independent Declaration, 1776), 프랑스 인권선언(Declaration of Frans, 1789)이라고 할 수 있단다. 계몽주의는 신앙이 아니라, 이성의 역할을 강조한 사상가들에 의해 주도되었어. 네덜란드에는 데카르트(Rene Descarte, 1596~1650)와 스피노자(B. Spinoza, 1632~1677), 영국에는 베이컨(Bacon, 1561~1626)과 존 로크(J. Locke, 1596~1626)가 있었단다. 그리고 프랑스에는 볼테르(Voltaire, 1694~1778)와 루소(J. J. Rousseau, 1712~1778) 같은 자들이 주도적으로 영향을 미쳤지.


계몽 사상가들은 인간의 존엄과 평등과 자유를 강조함으로 유럽을 지배하고 있던 전제군주제와 로마 천주교회와 개신교 신학적 교리로부터 벗어나 이성의 자유와 해방을 주장했단다. 이들의 공통된 특징이 무엇인지 아니? 이들은 이성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만 받아들여. 예수 믿지 않는 친구에게 ‘온 세상은 하나님이 말씀으로 창조 했어’라고 말하면 그 친구가 뭐라고 말할까? 그래, ‘말도 안 돼!’라고 말하지! ‘모든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죄인으로 태어난단다. 그래서 우리도 죄인이야! 예수님을 믿어야만 죄를 용서 받을 수 있어!’라고 말하면 뭐라고 말할까? ‘말도 안 돼!’라고 대답할거야! 인간의 이성이 진리를 판단하는 기준이야. 신앙을 이성보다 위에 놓으면 미신이라고 여겼고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손가락질을 했지.


계몽주의 사상은 교회 안에도 깊숙이 스며들었어. 유럽 교회에 미친 계몽주의의 폐해는 말할 수 없이 컸단다. 어떤 목사는 중요한 것 세 가지(하나님, 도덕 그리고 불멸)만 믿고 나머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가르쳤지. ‘하나님’은 믿어야 되지만, ‘예수님’은 믿지 않아도 된다고 했어. ‘도덕’은 강조하지만, ‘죄’는 얘기하면 안 된다고 했어. ‘착하게 사세요!’라는 설교는 해도 되고 ‘인간의 죄를 해결하기 위해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음이 필요해요!’라고 설교하면 안 되었단다. 교회는 선한 일, 곧 병원을 만들고, 복지도 하고, 학교도 만들면 족하다고 여겼지.


교회의 핵심역할이 복음을 보존하고 죄인에게 전해 구원하는 곳이란 생각을 버렸어. 인간의 궁극적인 문제는 죄야. 복음은 죄인을 구원하는 하나님의 큰일에 관한 것이란다. 하나님이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구원자로 세상에 보내셨고, 고난 받고, 죽으시고, 부활하시고, 하늘로 승천하셔서 나중에 죽은 자와 살아 있는 자들을 심판하러 오실 거야. 하나님은 신자에게 영원한 생명을, 불신자에게는 영원한 벌을 약속하셨지. 하지만, 계몽주의는 사람의 죄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고 이성을 긍정적으로 믿었어. 인간이 이성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될까?


아침에 해가 다시 뜨는 것을 다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믿는 것일까? 삶과 죽음을 다 이해하기 때문에 믿을까? 우리가 눈으로 보고 듣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때문에 믿을까? 어린 아이가 작지만 완전한 생명체라는 것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니? 계몽주의는 인간을 살리지 못하고 오히려 죽이고 말거야! 그래도 사람들은 계몽주의야 말로 인간을 인간답게 한다고 믿었단다. 이 계몽주의는 오늘까지 영향을 미치는 주도적 가치관과 철학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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