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일 라이더’라는 책이나 영화에 대해 들어본 적 있니? 책으로 발간된 것이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이후에 영화로도 만들어졌어. 내용은 고대에 얽힌 뉴질랜드 마오리족의 전설을 배경으로 한 것인데, 신화와 현실을 아주 교묘하게 섞어놓은 재미있는 이야기야.


이 이야기의 핵심은 자신이 속한 전통 속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알게 되면 진정한 인간다운 삶을 살게 된다는 거야. 추장인 아버지의 뒤를 따라 추장이 되어야할 추장의 자녀들과 그 또래 세대는 자신이 속한 부족이 현실과는 너무 동떨어져 있고, 더군다나 부족을 이끄는 추장은 지나치게 전통만을 고수하는 것에 지쳐 부족을 떠나 현대화된 사회로 떠나지만(현대화에 발맞추는 것이 부족을 살리는 길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하며) 오히려 자신들이 누구인지에 대한 정체성의 혼란을 겪게 돼. 생각지도 못한 사건과 인물에 의해 그들의 전통이 다시 부활되고 결국 그들은 자신들의 전통을 회복함으로 인해 정체성과 삶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한다는 이야기야.


인준아, 어머니가 뜬금없이 ‘웨일 라이더’라는 영화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 것 같니? 결론부터 말하면, 네가 누구인지, 네가 살아가는 목적과 방향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있는 방법은 변화된 세상에 적응하는 것으로 가능한 게 아니라 네가 어떤 전통에 있는지를 명확히 아는 것에서 비롯된다는 거야. 조금 쉽게 이야기하자면,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혹은 ‘요즘 누가 그렇게 하나’라는 생각으로 기독교 전통을 폄하하는 것을 경계해야한다는 거야. 기독교 전통을 무시하고 현대의 상식에 맞게 행동하는 것이 오히려 네가 누구인지에 대한 혼란만을 가져다주기 때문이지.


최근에 기독교인에게 이런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어. 2천년도 전에 쓰인 성경인데 어떻게 현대생활에 의미 있게 적용할 수 있겠냐고(참 아이러니한 사실은 그러면서 인문학에서 인생의 교훈을 얻는다는 것에는 동의해. 왜냐하면 요즘은 인문학이 대세니까. 인문학적 소양을 위해 읽어야할 책 목록에는 ‘일리아드’, ‘오딧세이’를 비롯해서 기원전 작품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데 일리아드와 오딧세이는 최소 기원전 7세기 전 혹은 그 즈음 작품이거든. 이런 인문학은 현대인의 삶에 좌표가 될 수 있다고 하면서 성경은 그렇지 못하다고 하는 게... 더군다나 인간이 쓴 것은 도움이 되고 하나님의 말씀은 도움이 될까라는 의심을 한다는 것이 정말 이상했어).


미국의 기독교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미국인 교수님은 그의 책에 이렇게 쓰기도 했어.
“우리는 특이한 사람들로서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고 신자 공동체의 고대적이고 낯선 실천을 회복하여 우리가 누구인지 재규정해야 한다.”


인준아, 너는 네가 어떤 전통 위에 서있는지, 너의 전통을 잘 알고 있니? 네가 속한 전통은 웨일 라이더에서 말해주는 뉴질랜드 마오리족이나 어떤 한 민족에게만 통용되는 제한된 이야기도 아니고 결코 사실일 수 없는 것을 사실처럼 꾸며놓은 설화나 신화에 그치는 것도 아니야. 하나님이 창조주라는 전통은 모든 것을 포괄하는 전통이며, 모든 민족에게 적용되고 시대나 문화에 제한되지 않는 전 우주적인 전통이야. 너의 전통이 이러하다보니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생소하게 여겨질 수밖에 없지만, 그들의 생각이 너의 전통을 결코 바꿀 수 없어. 정말로 네가 누구인지,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너의 전통이 어떠한지 정확히 알아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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