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구본철 화백)
(삽화=구본철 화백)


서 로마제국은 주후 475년 게르만족에 의해 멸망했단다. 서 로마제국이 멸망했다고 로마 천주교회와 교황의 지위도 사라진 것은 아니었단다. 오히려 로마 천주교회의 지위는 상대적으로 높아졌단다. 다른 한편 동 로마제국은 1453년까지 비잔티움 문명을 꽃피우며 발전했어. 동 로마제국의 교회와 대주교는 황제의 권위 아래 종속되어 있었어. 교회는 국가의 보호를 받아 안정된 삶을 살 수 있었지. 하지만, 교회는 국가의 보호를 받는 특권을 누렸지만 독립적이지 못하고 자유롭지 못했어.


서 로마교회와 동 로마교회는 1천년 동안 상당히 다른 길을 걸어갔어. 서로 싸우기도 하고 미워하기도 했지. 그러다가 1452년 동 로마제국 황제가 서 로마교회와 결합하기로 결정했단다. 많은 교회의 반대가 있었어. 하지만, 다음 해 1453년 콘스탄티노플은 오스만 투르크(Osman Turk)에 멸망하고 동 로마교회도 사라졌단다. 연합을 반대했던 국가들은 동 로마가 무슬림에게 점령당한 것을 하나님의 징벌이라고 해석했지.


이 주장을 가장 크게 외친 나라가 러시아였단다. 러시아의 황제 이반 4세(Ivan IV, 1530~1584)는 1547년 자신을 ‘차르’(Czar 황제)라 부르며 옛 서 로마 콘스탄티누스의 영광을 자처했어. ‘콘스탄티노플’(Constantinople)이 제2의 로마였다면, 이제 ‘모스크바’(Moskva)가 제3의 로마라고 말했단다. 1598년에는 모스크바의 주교를 총대주교로 임명하여 ‘러시아 정교회’를 탄생시켰어. 러시아 정교회는 동 로마제국에서처럼 국가의 시녀로서 살아남았단다. 갈등이 없었던 것은 아니야. 교회의 통일성을 생각할 때 로마 천주교회를 본받아야 한다는 그룹과 복음의 자유를 생각할 때 개신교회를 본받아야 한다는 그룹이 나뉘었어.


하지만, 러시아 혁명으로 인해 모든 논쟁은 중단되었단다. 1918년 러시아 정교회는 공식적으로 볼셰비키 정부로부터 쫓겨났어. 러시아 공산정부는 1920년 종교교육을 불법으로 규정했단다. 1936년에는 종교의 자유와 반종교적 선전의 자유를 동시에 선포했단다. 모순적인 정책이었어. 러시아 정교회는 유래 없는 박해를 받았지. 겨우 1943년부터 신학교육을 다시 시작할 수 있었어. 공산정부의 핍박 가운데도 러시아 정교회는 6천 만 명의 신도를 유지했지.


동 로마를 멸망(1453)시킨 정복자 무하마드 2세(Mohammed II, 1432~1481)는 로마로 망명간 총대주교를 대체하기 위해 주교들을 모아 새롭게 총대주교를 선출해 오스만 투르크 영토 내의 기독교회를 다스리도록 종교적 권위를 허락했단다. 이스탄불 내의 교회당 50%는 모스크로 전환했지만, 나머지 50%는 교회당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했어. 오스만 투르크가 시리아와 팔레스틴(1516년)을 점령하고 이집트를 침략(1517년)한 후 이스탄불의 총대주교의 관할 아래 두고 종교의 자유를 허락했단다. 물론 술탄(Sultan)의 정책에 반대하는 총대주교는 직위를 박탈당했어. 이것이 ‘그리스 정교회’로 이어졌단다.


19~20세기 초에 이르자 오스만 투르크 제국은 점차 힘을 잃고 쇠락하고 여러 나라가 독립했단다. 그리스, 세르비아, 볼리비아, 그리고 루마니아가 각각 자체적으로 정교회(Orthodox Churches)를 구성했어. 이스탄불 총대주교의 감독의 권위 아래서 벗어났지. 제1차와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이스탄불 총대주교는 발칸 반도의 국가,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그리고 체코와 슬로바키아 등 유럽 다른 지역에 존재하는 여러 정교회의 독립도 인정했단다. 동구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에 복속되었다가 20세기 말 독립하였어. 예루살렘, 알렉산드리아 그리고 안디옥의 정교회는 신생 아랍 국가들의 지배를 받았는데, 나중에 로마 천주교회와 개신교회로 개종하는 자들이 많았어. 오랫동안 국가와 교회의 연합 관계를 유지한 나라는 그리스와 러시아가 유일하단다.


17~19세기의 계몽주의와 현대사상의 영향으로 동방 정교회도 점점 세속화되며 교구학교가 폐지되고 정부의 압력으로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났어. 18세기 프랑스 대혁명과 19세기 중엽 공산당 선언의 영향이 온 세계에 영향을 미쳤는데, 특별히 폭력으로 무장한 무신론적 공산정부는 정교회의 신앙을 무력화시켰단다. 동방 정교회는 곧 사라질 것 같았지만, 정교회가 가지고 있는 전통적 예배 의식은 기독교 전통을 전수하는 소중하고 강력한 역할을 한단다. 동방 정교회 가운데 가장 큰 규모는 러시아 정교회야. 수적으로 정교회의 80%정도가 러시아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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