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예배 구체적인 방법 제시…매일 15분 정도 권유·교훈하되 잔소리 안 되게

▲ 지난해 7월 열린 전국주일학교연합회 주최 제12회 전국어린이영성캠프
▲ 지난해 7월 열린 전국주일학교연합회 주최 제12회 전국어린이영성캠프


고신 총회교육원은 3월 26일 부산 신흥교회당에서 ‘가정예배,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어떻게 할 것인가?’ 세미나를 개최했다(사진). 이 세미나에서는 유해무 교수, 임경근 목사, 신승범 교수, 박신웅 목사가 발제했다. 이어 송도제일 한밭 드림 교회의 가정예배 실제가 발표됐다. 이에 임경근 목사 발표 내용 등을 중심으로 가정예배를 어떻게 해야 할지 살펴봤다.


“가정기도회는 신자의 당연한 의무이므로 가정마다 행할 것이니 매일 성경을 읽고, 기도하며, 찬송함으로 행할 것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총회 헌법 ‘제2부 관리표준 1. 예배지침 제8장 기도회 제30조 기도회의 종류’에 나오는 내용이다. 여기서 ‘가정기도회’는 ‘가정예배’를 말한다. 예배지침은 가정예배가 매일 행해야할 성도의 필수적인 요소로 선언한다. 그만큼 가정예배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가정예배를 드리는 가정은 지극히 드문 것으로 알려진다.


유해무 교수(고려신학대학원 교의학)는 “가정을 제정하신 하나님이 생육과 번성의 터전인 가정을 통해 지금도 여전히 종말을 향해 일하고 계신다면 우리는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가정의 경건을 위해 가정예배를 새롭게 시도하고 회복해야하는 사명을 인식해야한다.”고 강조한다.


다른 기도회도 중요하지만 특히 가정예배는 바쁜 일상의 이유로 내팽개치거나 소홀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신앙의 부모들과 믿음의 선조들로부터 가정예배를 전수 받지 못했기 때문에 몰라서 못한다는 핑계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그리스도인 가정이라면 믿음과 삶의 우선순위에 따라 언약에 기초한 가정예배가 가정에서 자리 잡게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 실제 가정예배를 어떻게 해야 할까? 배우거나 한 번 도 해본 적이 없는 그리스도인들에게 가정예배가 막연할 수 있다.


가정예배는 공예배 순서를 따라서 굳이 할 필요가 없다고 제기된다. 가정예배는 가족 모임, 기도회이다. 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 말씀을 읽고 기도하고 찬양하고 대화하는 시간이다. 이 때문에 고정된 형식이 없다. 임경근 목사(다우리교회)는 “가정예배 형식은 가정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며 “말씀과 기도와 찬송이 있으면 된다.”고 말한다.


가정예배를 얼마나 자주 해야 할까? 가정예배는 시작이 어렵다. 횟수는 가족이 함께 모여 정하면 된다.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 일부 지역에서는 하루 세 번 가정예배를 드리는 전통이 있긴 하나 임 목사는 “하루에 한 번은 가정예배를 하라.”고 권하면서 “1주일에 한 번 가정예배를 하는 것은 매일 한 번 가정예배를 하는 것보다 7배나 어렵다. 가정예배는 습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시한다.


가정예배 명칭은 장로교 예배 모범에 ‘가족 기도회’라고 돼있다. 가족이 함께 모여 성경 말씀, 기도, 찬송, 대화를 나타내는 이름을 붙이면 된다. ‘가족 헌신’ ‘가족 경건회’ ‘가정 성경 읽기’ ‘식탁 성경 읽기’ ‘가정예배’ ‘가족 종교모임’ 등.


가정예배는 어느 시간에 얼마만큼 시간을 들여서 해야 할까? 교회 역사에서는 아침에 가정예배를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현대 바쁜 생활 가운데서 온 가족이 함께 모일 수 있는 시간을 찾으면 된다. 가정예배 시간이 너무 길면 아이들이 힘들어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짧게 하는 것을 권한다. 너무 길면 지치고 힘들어 더 나가지 못한다. 하루 15분이면 충분하다는 게 임 목사의 조언이다.


임 목사는 가정예배 인도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가능하면 아버지가 인도하기를 권한다. 가정의 가장이 아버지이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가정의 제사장이고 선지자이고 왕과 같은 존재이다. 가정의 리더로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바로 가정예배다.


분위기가 경직돼서는 안 된다. 유연하고 부드럽고 자연스러워야한다. 어릴 적 좋지 못한 경험 때문에 어른이 돼서 가정예배를 하지 않으려고 하기도 한다. 임 목사는 “가정예배에서는 반드시 대화가 있어야한다.”고 말한다. 성경을 읽고 아이들이 잘 이해했는지 알기 위해 질문하는 것도 필요하다. 성경과 관련된 이야기, 적용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가족 구성원들에게 일어나는 것들을 이야기할 수 있다. 이런 이야기는 가정예배를 풍요롭게 한다.


기도는 간단명료하고 구체적이어야 하며, 기도시간이 길면 안 된다. 기도제목은 일상을 나누는 것이 좋다. 기도는 가족이 순서를 정해서 돌아가면서 할 수 있다. 찬송하면 가정예배의 분위기가 좋아진다. 찬송은 찬송가, CCM, 복음송 등으로 가정의 상황에 맞게 부르면 된다.


성경 본문은 어떻게 해야 할까? 임 목사는 “아이들이 어릴 때는 어린이 이야기 성경을 읽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잠을 잘 때 매일 한 장씩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큐티(말씀 묵상) 본문을 따라가도 된다. 가정예배를 위한 보조 자료를 활용할 수도 있다. 임 목사는 ‘교리와 함께하는 365 가정예배’(세움북스 2015)를 내놓기도 했다.


가정예배서 설교는 금물이다. 가정예배는 공예배가 아니기 때문이다. 가정예배에서 ‘설교’라는 말 자체가 맞지 않다. 성경 말씀과 관련해 아버지가 교육과 훈계는 할 수 있다. 하지만 ‘잔소리’가 되지 않게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임 목사는 아버지가 성경을 읽어줄 것을 권한다. 가정예배의 백미는 성경을 읽는 시간이라는 것. 아울러 성경의 내용을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둬야한다.


가정예배는 믿음의 가정의 당연한 의무다. 가정예배는 시작이 어렵지만 습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이 함께하는 자리를 만드는 게 쉽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일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스마트 폰 등에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게 현실이다. 언약의 가정을 믿음으로 지켜내고 신앙을 계승하는 방편으로 잃어버린 보화인 가정예배를 회복하는 게 절실하다. 가정예배가 다른 그 무엇보다 더 중요한 일상으로 자리 잡는 게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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