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삽화: 구본철 화백
▲ 삽화: 구본철 화백

18세기 잉글랜드에는 산업혁명이 시작되었고 해외에 식민지를 많이 두며 경제적으로 부강해졌지. 그에 비해 잉글랜드 국교회의 영적인 상황은 심각했단다. 많은 교회들이 현대주의와 이신론에 오염되었지. 설교는 메마르고 생명력을 잃었단다. 목사들의 설교는 복음보다는 도덕적 훈화에 머물렀어. 성직자들은 순수성을 잃고 돈에 눈이 멀었단다. 월급을 많이 받는 성직자는 박봉의 전도 목사(vicars)를 고용해 힘든 일은 그들에게 떠맡겼지. 성직자들은 돈이 많은 지주들을 만나거나, 여우사냥에 시간을 탕진하고, 술을 마시거나 카드놀이에 에너지를 낭비했지. 이렇게 18세기 중반 잉글랜드 교회의 영적 상태는 심각했단다.


물론 깨어 있는 교인들도 있었지. ‘경건한 삶을 위한 부르심’이라는 책을 쓴 윌리엄 로(William Law, 1686~1761)와 이삭 와츠(Isaac Watts, 1674-1748) 같은 사람은 그 시대의 영적 빈곤에 대항해 싸운 성도들이었어. 그 중에 조지 휫필드도 있었단다.

아이작 와츠의 찬송가


20장 큰 영광 중에 계신 주
46장 이날은 주의 정하신
115장 기쁘다 구주 오셨네
143장 왠 말인가 날 위하여
149장 주 달려 죽으신 십자가
151장 만 왕의 왕 내 주께서
249장 주 사랑하는 자 다 찬송
349장 나는 예수 따라가는


휫필드(J. Whitefield 혹은 Whitfield, 1714-1770)는 존 웨슬리보다 11살 어리지만, 같은 대학을 나와 목사가 되었고 타고난 설교가였어. 휫필드는 가난했지만, 옥스퍼드 대학에서 장학금을 받으며 공부했단다. 장학금은 신분이 낮은 학생에게 주는 것이었는데 대신 귀족의 자녀들을 위한 일을 해야 했어. 아침에 기숙사에서 귀족의 자녀들 깨우기, 목욕할 때 도와주기, 가방 들어주기, 숙제 도와주기 등. 휫필드는 연극에 재능이 있었고 목소리도 아주 좋아 쩌렁쩌렁하게 무대를 압도했단다. 1739년 브리스틀(Bristol) 노천 광장에서 광부들에게 복음을 전했는데 기본적으로 5천 명 정도의 청중에게는 설교해도 다 들릴 정도의 목소리를 가졌다고 해.


나중에 미국의 제2차 대각성에 기여했는데, 그의 큰 목소리는 귀하게 쓰였단다. 미국 독립선언문을 작성하는데 기여했던 벤저민 프랭클린은 기독교인은 아니었지만 휫필드를 개인적으로 좋아했어. 설교 내용이 아니라, 그의 연설(?)을 좋아했던 거지. 수학적 계산을 좋아했던 그는 휫필드의 설교가 어디까지 들리는지 실제로 걸음으로 계산을 해보았더니, 3만 명의 사람들이 그의 설교를 한 장소에서 들을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일화도 있지.


휫필드는 웨슬리 형제와 함께 잉글랜드 성공회 안에서 부흥운동을 이끄는 중요한 일을 했단다. 휫필드가 존 웨슬리를 브리스들(Bristol)로 불러 설교를 시켰어. 처음에는 야외 설교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가졌던 존 웨슬리는 그 후 50년 동안 노천 야외 집회 설교를 많이 이용했지. 이들은 잉글랜드뿐만 아니라, 스코틀랜드와 뉴잉글랜드(미국)를(을) 오가며 설교했는데 교회에 많은 영향을 주었어.


초기 감리교 운동이 시작될 때 큰 영향을 주었지만, 휫필드는 존 웨슬리와 근본적으로 방향이 다른 점이 있었단다. 휫필드는 개혁신앙의 중요한 교리인 예정론을 믿었지만, 존 웨슬리는 예정을 믿지 않고 만인구원설(Universalism)을 주장했어. 휫필드는 칼빈주의자였지만, 존 웨슬리는 이미 도르트회의에서 정죄 받은 아르미니우스(Arminius)의 신학을 따랐단다. 존 웨슬리는 자신의 견해를 따르지 않는 휫필드를 만나려하지 않고 절교해 버렸지.


휫필드는 잉글랜드와 뉴잉글랜드를 오가며 무려 1만8천 번이나 설교했고 1천만 명의 청중에게 복음을 전했단다. 조나단 에드워드와 대 각성운동을 이끄는 선두주자였지. 뿐만 아니라, 그는 여러 고아원을 설립(1739)하고 운영하며 돌봄이 필요한 고아들을 보살폈어. 또 그는 흑인들에게 복음을 전한 최초의 목사 가운데 하나란다. 이들이 후에 아프리카 계 미국인 기독교의 후예가 되지. 그는 노예에 대한 학대를 비난했지만 노예제도 자체는 찬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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