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아이 함께 준비하고 부모들 직접 자녀신앙교육 해야 결실

▲ 지난해 8월 열린 전국주일학교연합회 제12회 영성캠프
▲ 지난해 8월 열린 전국주일학교연합회 제12회 영성캠프

교회 여름행사 분주…방학 휴가 맞물려


대한민국 교회는 여름과 일반학교의 여름방학을 기다린다. 이 때가 전 세대가 함께 모여 행사를 펼칠 수 있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교회는 겨울보다 여름이 더 바쁘다. 영·유아부터 장년에 이르기까지 교회의 많은 행사들이 여름에 집중돼있다. 이것은 일반학교의 방학과 직장인들의 여름휴가와 맞물려있어서다.


교회적으로 일반학교 여름방학 때 가장 큰 행사가 장년 중심의 전교인 수련회와 청년대학생 대상 수련회와 대회, 중고초등생이 참가하는 수련회와 성경·영성캠프와 여름성경학교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회 차원에서 성경학교와 성경캠프를 열기도 하지만 청소년 선교단체가 초중고·대학생을 대상으로 수차례 개설하기도 한다. 전교인 수련회에는 장년들과 다음 세대 자녀들이 함께하는데 세대 모임이 따로 진행되는 게 일반적이다. 개체교회의 주일 예배·교육 시스템이 수련회에 그대로 옮겨진 형태다.


최근에는 전교인 수련회와 여름성경학교를 나눠서 열지 않고 전 교인이 함께하는 행사를 열기도 한다. 전교인 수련회처럼 장년과 자녀 세대들이 따로 모이는 게 아니라 전 세대가 통합해서 함께 움직이는 것이다. 세대 간에 벽을 허물고 소통하며 교회 공동체의 특성을 잘 살려가는 취지다.


성경학교, 지난해 했으니까 올해도 한다


개체교회의 여름성경학교는 아이들에게 성경을 집중해서 가르치는 장으로 열린다. 주일학교가 있는 많은 교회들이 여전히 ‘여름성경학교’를 여는 데 힘쓴다. 이것은 대한민국 교회가 전통적으로 해오던 방식으로, 교회들은 지난해 했으니까 올해도 연다. 여름성경학교 이후 후속조치나 평가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어떤 아이들에게 성경학교와 성경캠프는 신앙생활에 결정적인 전환점이 되기도 한다. 다른 행사들도 그러하지만 성경학교와 성경캠프가 아이들의 믿음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점검하는 게 필요하다. 지난해 했으니까 으레 올해도 한다는 식이 아니라 분명한 목표 아래 행사를 개최하고, 성경학교 이후에도 아이들이 어떻게 변화해 가는지 주의 깊게 살펴야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성경학교나 성경캠프는 마지못해 으레 여는 일회적인 여름행사에 그치고 만다.


교회가 성경학교 등 여름행사를 펼치면서 가랑비에 옷 젖는 것처럼 아이들이 매년 성경학교에 참석하다보면 조금씩 신앙이 성장할 것으로만 안일하게 기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이 필요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교육부서 관계자들이 성경학교와 성경캠프를 통한 목표와 기대보다는 프로그램을 어떻게 할지 등 행사 자체에 열중하느라 분주하다.


성경학교와 성경캠프가 끝나면 교육부서 교역자와 교사들은 1년 연간계획 중에 가장 비중 있는 하나의 행사를 해냈다는 성취감과 부모들은 자녀들이 집중 신앙훈련에 참가했기 때문에 콩나물이 서서히 자라듯 나름대로 자녀들의 신앙이 성장할 것이라는 만족감·기대감과 아이들은 부모와 선생님의 기대에 부응했다는 안도감에 빠지기도 한다.


교사가 준비하고 부모는 보내기만


여름방학. 청년대학생과 아이들에게 말씀을 집중적으로 가르치고 신앙훈련을 위한 장이 매년 마련되고 있지만 다음 세대들의 신앙 성숙이 더디기만 하다. 매 주일 예배와 공과공부 등으로 신앙교육과 성경학교와 성경캠프 등으로 신앙훈련을 받고 있지만 대학에 들어갈 나이쯤 되면 아이들이 미련 없이 교회를 떠나는 경우가 많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 이런 신앙훈련이 있었기 때문에 그나마 아이들이 교회를 다 떠나지 않고 이 정도라도 남아있을까? 교회들은 고민이 필요하다.


여름에 반짝하는 일회성 성경학교와 성경캠프. 아이들만 조금씩 바뀔 뿐 매년 같은 행사가 되풀이된다. 주일 공과공부를 옮겨다놓은 성경학교. 거기에 조금 다른 일정으로 아이들에게 재미를 더할 뿐이다. 1년 행사 가운데 무게 있는 성경학교와 성경캠프가 요란하게 지나가고 나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조용하고 아무런 변화도 보이지 않는다.


성경학교와 성경캠프를 앞두고 준비하는 사람은 교육부서 교역자와 교회학교 교사들이 주를 이룬다. 교사들이 준비하고 행사 때 부모들이 아이들을 여기에 보내면 아이들은 그냥 참가하는 형태다. 성경학교와 성경캠프를 준비하는 데 부모들과 아이들도 함께할 수 없을까? 부모들과 아이들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다가 그저 행사 날짜가 돼서 참가하는 형태는 일반 캠프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부모들과 아이들도 행사를 계획하고 기도로 준비하는 데 참여할 수 있다면 성경학교와 성경캠프가 아이들에게 새롭게 다가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들의 성경학교와 성경캠프에 대한 마음가짐이 확연하게 달라진다는 것이다.


부모가 자녀들을 신앙교육 해야


교회 자체적으로 성경학교와 성경캠프를 하든, 다른 청소년 선교단체와 연합회에서 개최하는 성경캠프와 수련회에 보내든 간에 이것은 연중 열리는 행사에 불과하다. 물론 이것을 통해 아이들의 변화와 삶의 전환점을 기대할 수도 있겠지만 후속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성경학교와 성경캠프에 대한 평가는 사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와 함께 부모들이 자녀들의 신앙교육에 나서는 것도 요구된다. 부모들이 자녀들을 주일(교회)학교, 성경학교와 성경캠프에 보내는 것으로만 안도하는 게 아니라 직접 아이들을 말씀으로 가르쳐야하는 것이다. 부모들이 자녀 신앙교육의 주체로 분명하게 인식하고, 자녀들의 신앙교육에 직접 나설 때 주일학교와 성경학교와 성경캠프가 의미가 있고 자녀들에 대한 신앙 계승이 더욱 견고해질 수 있다. 부모가 나 몰라라 하는 아이들의 신앙교육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교회가 매일 아이들의 신앙교육을 전적으로 책임지는 경우도 고려해볼 수 있다. 그럼에도 이것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저작권자 © 고신뉴스 KN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