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한 번 네가 어머니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었지...


‘그게 정말 저를 위해서 그런 것인지 한 번 생각해보세요. 어쩌면 사람들은 상대방을 위해서라고 말하지만 자신이 그렇게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일지도 몰라요’라고. 너에게 꼭 필요할 것 같아서 그것을 사주겠다고 하자 너는 없어도 된다며 한사코 사양하는데도 어머니가 계속 너를 위해서 사주겠다고 하니 네가 했던 말이야.


너의 이 말에 그동안 어머니가 너를 얼마나 이기적으로 사랑하고 있었는지 돌아보게 되었어. 어머니가 너에게 해주는 것은 모두, 너를 사랑해서 너를 위해서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말 진지하게 생각해보니 어머니의 생각 혹은 어머니의 만족이 없었다고 할 수 없겠더라고... 네가 무엇인가를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이 기쁜 것은 네가 기뻐하기 때문에 기쁜 이유도 있지만 어머니의 기대에 부응했기 때문도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거야. 어머니에게는 그 무엇과도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너인데도 너에게조차 완벽하게 너를 위한 사랑을 주지 않았고 어쩌면 줄 수 없다는 것이 참 비참하게 여겨졌어.


어머니에게 가끔씩 이야기하는, 요즘 네 마음에 늘 품고 있는 의문,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시고 예수님이 자신의 목숨을 버려 사람을 구원하신 것이 정말 우리를 위해서일까요?’ 이런 질문을 할 때 사실 질문의 의도를 잘 알아차리지 못했는데 ‘정말 저를 위한 것인지 생각해보라’는 너의 말에 그 의도를 조금 짐작할 수 있었어. 그리고 그러한 질문이 생기는 이유는 진정한 사랑을 경험하지 못해서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고.


어떠한 대가도 어떠한 유익도 없으면서 완벽한 희생만이 있는 사랑, 어쩌면 사랑의 본질은 이런 것일지도 모르는데 어머니는 어쭙잖은 언행으로 ‘너를 사랑해서, 너를 위해서’라고 했으니 네가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느낄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닌가, 완벽한 희생이 있는 사랑이 얼마나 힘이 있고 사람을 살리는 것인지 경험할 수 없었던 건 아닌가 생각하며 눈물이 날 지경이었어.


비록 어머니도 사람에게서는 이런 사랑을 경험할 수 없었다고 해도 예수님의 사랑을 진정으로 경험하고 알고 있다면 그것을 너에게 맛이라도 볼 수 있게 했을 텐데 그렇지 못했다는 것은 어머니도 예수님의 사랑을 아직 모르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고.


인준아, 정말 미안해... 이기적인 사랑으로 너를 대했으니 그 결과가 하나님의 사랑을 왜곡되게 보게 했으니... 어머니는 완벽하지 않아서 그렇다는 말도 핑계 같아 할 수도 없네...


유익이 있는 사랑, 희생이 없는 사랑이 아니라 예수님이 친히 보여주신 그 완벽한 희생만이 있는 사랑을 알고 그런 사랑이 어머니에게 흘러넘치도록 하나님께 은혜를 구해볼게. 하나님께서 허락하신다면 어머니가 그러한 사랑을 너에게 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 어머니를 위해 기도해주겠니?


어머니는 하나님께서 그 분의 때에 너에게 그 한없는 사랑을 직접 알려주시기를, 예수님의 죽으심의 사랑은 온전히 너만을 위한 완벽한 희생의 사랑이라는 것이 너의 이성과 마음을 온전히 뒤덮으시는 은혜가 있기를 기도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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