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고령화 사회 실버 목회의 중요성 인식·우울 노인 ‘전문 상담’ 필요

한국복음주의·개혁주의생명신학 실천신학회 학술대회 ‘고령화 시대와 목회’


▲한국복음주의·개혁주의생명신학 실천신학회 학술대회 ‘고령화 시대와 목회’ 주제 발표
▲한국복음주의·개혁주의생명신학 실천신학회 학술대회 ‘고령화 시대와 목회’ 주제 발표

▲ 한국복음주의·개혁주의생명신학 실천신학회 학술대회 ‘고령화 시대와 목회’ 참석자들 한 자리에.
▲ 한국복음주의·개혁주의생명신학 실천신학회 학술대회 ‘고령화 시대와 목회’ 참석자들 한 자리에.


제37회 한국복음주의실천신학회와 제16회 개혁주의생명신학실천신학회 공동정기학술대회가 5월 18일 서울 로뎀교회당에서 ‘고령화 시대와 목회’라는 주제로 열렸다.


이 대회에서 하재성 교수(고려신학대학원)가 ‘노인 우울증과 실천신학의 자원’, 최종규 목사(남서울은혜교회)가 ‘변화가 필요한 시니어 사역’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이 내용을 중심으로 고령화 시대에 목회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살펴보고자 한다.


배우자의 죽음으로 인한 삶의 의욕 상실, 다른 가족들에게 짐이 된다는 느낌, 동반된 다양한 통증, 우울증에 대한 수치심 등은 노인 우울증에서 중대하게 나타나는 증상들이다. 이것들은 노인들을 다른 사람들과의 인간관계로부터 고립시키고, 신체적 증상들을 가중시키며, 이런 요소들의 혼합과 악순환으로 우울증 증상을 더욱 깊게 만든다.


하재성 교수(고려신학대학원)는 “노인 우울증 환자들은 무기력하고 의욕을 상실할 뿐만 아니라, 자기 비하와 낮은 자존감으로 자신을 비난하거나 질책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러므로 우울한 노인들에게는 이전의 발달단계에 비해 훨씬 많은 상실을 겪으며 견뎌야하는 건강한 자아와 슬픔을 받아들일 수 있는 적절한 애도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 교수에 따르면 노인들에게 우울증을 가져오는 직접적인 원인 가운데 중요한 요소가 배우자나 친구, 심지어 나이 든 자녀들의 죽음이다. 노인 우울증에 대한 진단이 생각보다 늦어지는 이유는 우울증에 익숙하지 못한 노인들은 심장병과 같은 육체 증상을 호소하기 때문이다.


“일반인의 우울증의 치료 가능성이 8,90%가 되는 만큼 노인의 우울증 치료 역시 가능하므로 노인을 돌보는 가족들이나 복지사들을 통해 우울증의 증상과 치료의 가능성에 대한 조직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독거노인들의 숫자가 54만여 명에서 2015년 138만여 명에 이를 정도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하 교수는 “우울증은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특히 노년기를 맞이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은퇴와 노화에 대한 성경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를 갖도록 돕는 것은 중요하다. 교회가 신앙적으로나 영적으로 가장 우선시해야할 것은 하나님에 대한 노인 개개인의 믿음과 구원의 확신이다.”라며 “수많은 상실을 경험하게 되는 노년기에 영적 자산 즉 하나님에 대한 신앙과 구원의 확신과 기도의 방편 등은 커다란 은혜의 수단이 된다.”고 강조한다.


하 교수에 따르면 질병과 노화, 삶과 죽음, 육체와 영생의 갈림길에서 믿음은 우울함으로 이제 곧 끝날 것만 같은 위기의 노인들에게 믿음 안에서 늙어가는 자신이 하나님의 사랑을 받은 자녀라는 특별한 정체성을 끝까지 지켜줄 수 있는 영적 자산이다.


하 교수는 “오랫동안 혼자서 생활하거나 갑작스럽게 배우자를 잃은 우울한 노인들에게 직계 가족을 비롯한 교회 공동체의 ‘유사가족’들은 삶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의욕을 북돋워줄 수 있는 직접적인 자원이다. 교회는 교회 안에서 노인들의 자리를 특별하게 배려할 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의 자녀들과도 함께 예배하고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노인 존재의 중요성을 가르쳐줘야한다.”며 “그와 같은 존재감의 회복은 영적 회복으로 이어지며 동시에 남은 자녀들이나 지인들과의 깊은 영적·인격적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21세기에 세계는 유례없이 빠르게 고령화의 시대를 맞고 있다. 사회와 교회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에 대해 하 교수는 “한국 사회가 노년기를 품위 있게 만드는 사회가 되도록 노력해야할 뿐만 아니라, 교회 역시 성경적, 신학적 관점에서 노년기의 의미를 새롭게 정립하면서,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건강한 노년기를 맞도록 관심을 기울여야한다.”고 제기한다. 건강한 노년기란 신체적, 정신적 장애가 없으면서도 다양한 상실과 트라우마(trauma)의 충격으로부터 회복 탄력성을 가진 노년기를 말한다.


하 교수에 따르면 노인 우울증의 특징은 자주 건강염려증의 형태로 나타난다. 그러므로 이들이 호소하는 신체 증상이 정신적 결핍과 연결된 것은 아닌지 상담자와 목회자는 이면의 환경들을 면밀히 살필 수 있어야 한다.


하 교수는 “가까운 과거에 배우자나 자녀를 잃은 노인들의 절망은 생각보다 깊고 아픈 경험이다. 더구나 공동체와 괴리되어 홀로 살아가는 독거노인의 우울증은 아무도 헤아리기조차 못한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들에게 자녀, 이웃, 교회 등의 공감적 돌봄과 따뜻한 손길이 우울증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전문상담은 우울한 노인들에게 회복 탄력성을 촉진할 수 있는 중요한 자원이다.”라고 강조한다.


하 교수에 따르면 정서적 친밀감과 더불어 교회와 소그룹 공동체가 줄 수 있는 중요한 치료제는 노화를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해석할 수 있는 기독교적 신앙의 자원들이다. 노인 개개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죽음은 기독교 신앙 안에서 영생에로의 출구가 된다.


하 교수는 “기독교 신앙은 우울한 노인이 예배에 참석함으로 회복 탄력성을 강화시켜줄 수 있다.”며 “그러므로 구원의 확신 및 하나님과의 교제에 따른 개인 영성의 회복은 우울증 노인의 건강한 노년기를 위한 중요한 선택이다. 신앙은 노년기의 상실을 새롭게 해석하며 적극적인 의미를 부여할 뿐만 아니라, 노화의 두려움과 죽음의 공포를 초월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한다.


새롭게 해석된 노년기는 절망과 마지막의 시기가 아닌 성장의 시기이다. 우울증은 그 자체가 아픔과 무감각과 슬픔의 경험이지만, 신앙 안에서 새롭게 해석될 수 있다면 노인기의 성장을 재촉하는 촉진제가 될 수 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노년기의 우울증은 하나님으로부터 개인과 교회에 내려온 선물이 될 수도 있다.

하 교수는 “실천신학은 노인 우울증을 둘러싼 개인적, 교회적, 사회적 관점들을 균형 있게 살피면서, 고통과 고독 가운데 있는 이웃들에게 훈련된 관심을 표현할 수 있는 학문이 돼야 한다.”며 “단순히 목회자 후보생들을 양육하는 성직 패러다임에 머물지 말고, 그들과 교회로 하여금 교회 안팎을 살피면서, 윤리적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이성적으로 사회와 소통함으로써 최고의 가치로 서로를 섬기는 로이스의 ‘사랑스런 공동체’를 세우는데 그 본래의 역할을 다해야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황혼기, 의미 있는 삶 만든다”
남서울은혜교회 ‘샬롬부’ 실버 사역


교회가 이끌어가야 할 실버 사역의 목적은 뭘까? 이에 대해 최종규 목사(남서울은혜교회)는 “노인들로 하여금 신앙의 성숙과 삶의 통합을 이루어가도록 도와야한다. 인생의 경주 전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소망 가운데 달려갈 수 있는 힘을 내도록 지원해야한다.”고 말한다.


남서울은혜교회의 실버사역은 70살 이상의 어르신들이 모여 기도와 친교 중심의 모임이었던 ‘사랑목장’이 토대다. 이 모임이 2008년에 여자들의 경우는 65살 이상 74살 이하의 믿음목장과 75살 이상의 사랑목장, 남자들은 65살 이상의 갈렙목장으로 묶어서 샬롬부 모임이 만들어졌다.


“구원의 확신과 죽음을 예비하는 삶의 중요성을 생각하면서, 무엇보다 말씀 중심의 삶을 이룸으로 인생의 경주를 의미 있게 해가고, 하나님의 부르심을 통한 죽음이 어르신들 인생의 마지막 구간을 완성하는 클라이맥스가 되도록, 그것을 돕고 섬기는 목적으로 샬롬부의 사역이 시작됐다.” 노년기의 삶의 성숙함을 완성해가는 것이 샬롬부의 목표다.


매주 금요일 오전에 모임이 진행되는 샬롬부는 1부 예배, 2부 목장 모임, 3부 동아리 모임으로 진행된다. 매학기 1,2회 전체 특강, 개강·종강 모임이 이뤄진다.


남서울은혜교회는 샬롬부의 활성화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한다.


갈렙목장은 오늘날 처해진 남자들만의 노년 위기 상황들을 나누고, 현실을 인식하도록 하며, 주어진 현실 속에서 노년 이후의 보람되고 의미 있는 삶과 신앙의 모습들을 찾아가기 위한 강의를 펼치면서 노년기의 정체성을 찾아 노년의 삶을 허비하지 않고 풍성하게 누리게 하는 비결을 찾도록 도전하고 있다. 믿음목장은 노년의 활력을 잃지 않도록 하며,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봉사들을 찾아보고, 아직 활


차게 움직일 수 있을 때 의미 있는 봉사를 해갈 수 있도록, 도전하고 있다. 사랑목장은 삶의 여정이 얼마 남지 않은 시기에 인생의 마무리를 불안과 염려로 기다리지 않고, 하나님의 부르심에 대해 늘 확신 있고 담대한 신앙으로 준비해갈 수 있도록 어르신들의 구원의 확신과 복음의 무장을 위해 교육하고 지도해가고 있다.


“어르신들이 삶의 현실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잘 이해하고 자기 자신의 가치를 깨달아 용기를 갖고 살아가도록 그것을 권면하고 추구한다.”


최 목사가 말하는 남서울은혜교회 노년 사역의 장점이다.


최 목사는 “노년기는 인생을 멋진 영적 성숙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이다. 육체적으로는 노쇠하지만 영적인 측면에서는 신앙의 깊은 경지, 즉 체험적인 신앙과 변함없는 인내로 영적 성숙함에 이르도록 하는 시기”라며 “우리는 나이로 인해 겪을 수밖에 없는 신체적인 노쇠현상으로 오는 고통을 수긍해가며, 인생의 황혼기를 의미 있고 활기차게 마무리해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가야 한다.”고 제기한다.


최 목사는 또 “교회는 노년에 대한 바른 인식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성경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노년에 대한 바른 인식을 갖고, 노년의 존재감을 확립하고 그 존재감을 세워가면서 활기차게 노년기의 사명을 이루기 위한 사역이 필요하다. 교회에서 노인들은 소외가 아니라 섬김과 돌봄이 필요한 목회의 대상이기 때문이다.”라며 “고령화 사회에서 교회는 실버 목회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어떻게 해서든 노인들이 삶의 현실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이해하고 자신의 가치를 깨달아서 소명에 따라 하나님과 이웃과 자신을 위해 용기를 갖고 살아가도록 인도하고 이끌어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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