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사회적 신뢰도 높이기 위해 윤리·도덕 회복 절실


기독교, 사회봉사 활동 35.7% 1위 불구 신뢰도 가장 낮아


▲ ‘2020년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 발표 세미나’ (사진 기윤실 제공)
▲ ‘2020년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 발표 세미나’ (사진 기윤실 제공)



“한국교회의 신뢰도 제고를 위해서 해야 할 가장 최우선적인 과제는 한국교회와 목회자, 그리고 기독교인의 윤리성과 도덕성 회복이다.”


정연승 교수(단국대학교 경영학부, 동 여론조사 책임연구원)는 2020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 분석에서 이같이 말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만 19살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1월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실시한 한국교회의 신뢰도 조사에서 신뢰도가 31.8%로 나타난 데 대한 제시다.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63.9%로 나타났다.


이 조사 결과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이다. 기윤실은 2008년 조사를 시작으로 이번까지 6차에 걸쳐 한국교회 사회적 신뢰도를 조사했다. 기윤실은 2월 7일 서울 종로구 여전도회관에서 ‘2020년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 발표 세미나’를 개최했다.


한국교회의 전반적 신뢰도 수준과 외부의 인식은 2017년에 이어 2020년에도 조금씩 더 나빠졌다.

▲ 전반적 신뢰도 (기윤실 제공)
▲ 전반적 신뢰도 (기윤실 제공)

▲ 가장 신뢰하는 종교 (기윤실 제공)
▲ 가장 신뢰하는 종교 (기윤실 제공)

▲ 한국교회의 신뢰도 제고를 위한 사회적 활동(상위 5순위) (기윤실 제공)
▲ 한국교회의 신뢰도 제고를 위한 사회적 활동(상위 5순위) (기윤실 제공)
정 교수는 이 세미나에서 “최근 10여 년간 계속된 신뢰도 감소 추세로 현재 한국교회의 신뢰도는 바닥까지 떨어졌으며, 이러한 신뢰도 저하 현상은 만성질환이 되어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라며 “현재는 응급처방으로 될 일이 아니고 정확한 진단을 통한 근본적 체질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교회 전체 차원의 대책뿐만 아니라 목회자와 기독교인 모두의 자성과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기독교 지도자와 목회자는 기독교를 대표하는 이미지를 갖고 있어 더욱 그러하다.”라고 제기했다.


이 조사에서 ‘기독교 목사의 말과 행동에 믿음이 간다’에 대해서는 긍정 30%, 부정 68%로 나와 한국교회 신뢰도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가장 신뢰하는 종교는 가톨릭 30%, 불교 26.2%, 기독교(개신교) 18.9%로, 2017년과 같은 순이다. 사회 봉사활동을 가장 많이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종교의 질문에는 기독교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기독교 35.7%, 가톨릭 32.9%, 불교 10.2% 순이다. 이와 함께 한국 사회에 가장 도움이 되는 사회 봉사활동을 하는 종교는 기독교(개신교)가 30.7%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가톨릭 28.8%, 불교가 13.5%로 뒤를 잇고 있다.


한국교회가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 개선해야 할 점으로 ‘불투명한 재정 사용’ 25.9%, ‘교회 지도자들의 삶’ 22.8%, ‘타 종교에 대한 태도’ 19.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교회가 더욱 신뢰받기 위해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사회적 활동 질문에서는 ‘윤리와 도덕 실천 운동’ 49.8%, ‘봉사와 구제 활동’ 27.9%, ‘환경과 인권 등 사회운동’ 8.4% 순이다.


한국교회가 사회적 신뢰도에 좌지우지될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으나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성도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며, 교회는 등경 위에서 비추는 빛이고 산 위에 있는 동네와 같다는 점에서 교회의 사회적 신뢰도가 낮은 것은 심각한 문제다. 윤리, 도덕을 뛰어넘어야 할 교회가 세상 사람들이 보는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건 교회의 본질과도 거리가 멀다. 세상이 교회로 인해 복을 받아야 하는데 오히려 교회가 세상의 근심거리가 되고 있다.


교회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가 낮은 건 교회와 사회가 소통하기도 어렵고 실제 소통이 잘 안 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이 조사에서 한국교회가 바깥세상과 34.6%만이 소통한다고 평가했다. 교회 문제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나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가 갈수록 내리막길로 치닫는다는 것은 한국교회의 미래를 잘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되고 있다.


한국교회가 사회적 신뢰도 회복과 함께 사회와 잘 소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뻔하나 여전히 한국교회는 여전히 서서히 끓이는 물속의 개구리와 같은 형국이다. 개체교회가 죽어가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함께 서서히 죽어가는 것이다.


정 교수는 이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국교회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세상과 더 소통하고 우리가 더 통합하자 △배려와 정직은 늘리고, 배타성은 줄이자 △비기독교인, 무종교인, 그리고 30, 40대에 더 관심을 가지자.”라고 제언했다.


조성돈 교수(실천신대원 목회사회학, 기윤실 교회신뢰운동본부장)는 “사회적 활동 가운데 중요시해야 할 점은 순위상 변화는 없지만 ‘윤리와 도덕 실천 운동’과 ‘봉사 및 구제 활동’에 대한 비율이 더욱 벌어지고 있다. 앞으로 점점 더 이러한 기대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봉사나 구제는 국가나 전문 기관이 잘하고 있으니 교회는 윤리와 도덕 문제를 다루어 달라는 것으로 해석된다.”라며 “포스트모던 시대의 양상을 더욱더 보이며 개인주의화 되어 가고 있는 이 시대에 교회의 사명이 어디에 있는가를 잘 반영해 주는 결과다.”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조 교수는 “이번 조사의 특징은 이념적 영향이 컸다는 것이다. 한국교회가 종교집단이 아니라 정치 집단으로 역할을 하는 건 종교의 모습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이 땅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뒤를 본받아 칼이 아니라 십자가를 지며, 분노가 아니라 사랑으로 이 세상을 대해야 할 것이다. 이 시대에 우리가 어떤 십자가를 지어야 하는데, 어떻게 이 사랑을 드러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절실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김진양 부대표(지앤컴리서치)는 “기독교인들은 종종 ‘교회가 세상의 소망’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희망일 뿐, 객관적 상황은 세상이 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라며 “한국교회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윤리를 되찾아야 한다. 목회자 성범죄, 교회 세습 같은 문제로 빚어진 교회의 위상 저하는 기본적 윤리만 준수해도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다.”라고 제기했다.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가 왜 낮아지고 있는지 근본적인 원인 분석과 처방이 필요하다.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추락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대속의 죽음과 함께 의롭게 된다는 데 대한 믿음이 있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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