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급확산에 교회 예배당 폐쇄, 주일예배 등 모임 줄이고 취소

감염 우려 넘어 타인 배려 차원…교회서 신천지 신도 드러나 혼란도


▲ 두레교회 교인들이 2020년 2월 23일 주일예배(2부)에서 코로나 19 확산방지를 위해 마스크를 쓴 채 예배하고 있다. 코로나 19 여파로 교인들이 많이 참석하지 못했다.
▲ 두레교회 교인들이 2020년 2월 23일 주일예배(2부)에서 코로나 19 확산방지를 위해 마스크를 쓴 채 예배하고 있다. 코로나 19 여파로 교인들이 많이 참석하지 못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코로나 19)가 한국 사회와 한국교회를 빠르게 강타하고 있다.
2019년 12월 중국 우한시에서 발생해 일명 ‘우한 폐렴’으로도 불리는 ‘코로나 19’ 확진자가 국내에서는 2020년 1월 24일 설날 연휴 전에 10명 미만으로 미미했고 이후에도 확진자가 많이 늘지 않은 가운데 확진자가 회복까지 함으로써 코로나 19가 일찍이 사그라들 거라는 전망이 보였다.


하지만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양상이 달라졌다. 2월 18일 이후로 경북과 대구에서 한국교회에서 이단으로 규정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들을 비롯해 일반인들의 확진자가 대거 확인되면서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또 코로나 19로부터 청정지역이었던 부산에서도 같은 주간에 코로나 19 확진자가 많이 나오는 가운데 확진자가 매일 빠르게 늘고 있어 이 사태가 언제까지 갈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 19 확진자가 급증하자 대한민국 정부는 2월 23일 감염병 위기 경보를 ‘경계’ 단계에서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했다. 2월 26일 오후 4시 현재 국내 확진자만 총 1261명, 확진 환자 격리 해제 24명, 이와 관련한 사망자가 12명이다.


코로나 19가 소리소문없이 들어와 사람들의 생각과 생활양식에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면서 생활을 힘들게 하고 있다. 특히 경제적인 어려움과 소통의 부재다. 생산과 소비가 얼어붙었다. 도시에 공동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밖에 나다니는 것을 꺼림에 따라 사람들의 이동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더불어 불신과 원망, 거짓말, 유언비어와 가짜뉴스 등이 코로나 19과 함께 나돌고 전파됨에 따라 한국 사회와 한국교회의 혼란이 더욱 가중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매주 대규모 사람들이 모이는 교회는 코로나 19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코로나 19로 인해 개체 교회의 모임과 예배에 지금까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교회당 강제 폐쇄와 함께 정한 장소에서 공적 ‘주일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대구지역 교회들이 대구기독교총연합회가 일정 기간 주일예배를 포함해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각 가정에서 예배를 드리도록 권고하고 대구시도 종교활동 전면 금지 협조를 호소함에 따라 코로나 19 확산방지를 위해 교회당을 폐쇄하고 23일 주일예배를 교회에서 드리지 않았다.


1월 말 코로나 19 확진자가 나온 서울 명륜교회의 2월 2일과 9일 예배당 폐쇄는 다른 지역교회 예배당 폐쇄의 도화선이 됐다. 이에 주일예배는 물론 다른 모임이 제대로 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공예배가 열리더라도 예배 참여 교인 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성도들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코로나 19의 감염을 우려해 자발적으로 교회당에 나오지 않는 것이다. 특히 아이들과 노인들 등 약자와 함께 생활하는 가족들은 더욱 그러하다. 예배 축소와 함께 모임이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있다. 교회에서 교인들이 함께하던 점심 식사도 당분간 쉬고 있다.


대구와 경북, 부산에서 대거 코로나 19 확진자들이 나오면서 이 지역에 있는 개체 교회를 비롯해 전국 교회들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감염병에 안전지대가 없다는 인식에 따라 가능하면 모이지 말자는 인식이 사람들의 뇌리에 지배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코로나 19 확진자가 교회에서 대거 나타나자 예배당을 폐쇄하고 방역하면서 코로나 19 극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개인이 확진자 접촉으로 또다시 감염되는 경우가 많이 있으나 교회 수련회 등에서 감염원으로부터 집단 전염되는 사례도 나옴에 따라 교회 모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교회들은 신천지 지역교회에서 코로나 19에 감염된 신도들이 개체 교회 예배에 참석함으로써 교회 성도들이 코로나 19에 집단으로 감염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마저 갖고 있다.


2월 21일 이후 코로나 19 확진자가 다수 나온 부산 온천교회(담임목사 노정각)는 “22일 토요일 새벽기도회부터 2주간 교회 시설 전체 폐쇄에 들어갔으며 교인들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예의주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교회 내 신천지 신도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열어두고 조사 중이다.


온천교회는 2월 23일 홈페이지에 ‘부산시 시민 여러분께’라는 제목의 글에서 “현재 코로나 19와 관련해 지역 감염을 최소화하고자 최초 확진자가 나온 청년부 전원 및 조금이라도 관련 있는 교인 전원이 자가 격리 조치하고 있다.”라며 “더 확진자가 나오지 않길 바라며 또 지역 감염자가 나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온천교회는 2월 22일 새벽 4시 이후로 한 주간 주일예배를 비롯한 모든 모임을 하지 않으며, 23일 예배는 가정에서 예배할 수 있도록 했다.


코로나 19 확진자가 직접 나오지 않은 교회들도 주일예배를 비롯해 각종 예배 모임과 기도회를 집에서 하도록 하든지 아니면 취소하고 있다. 또 교회 모임 자체를 줄이고 있다. 교회에서 예배하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악수 대신 목례로 하는 등 교인들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피하는 상황이다.
창원 명곡교회(담임목사 이상영)는 ‘코로나 19 전국 확산에 따른 대책 방안’ 공지에서 “확진자와 이동 경로가 겹치거나, 의심증상(발열, 오한, 몸살, 두통)이 있는 성도님께서는 교구장 목사님에게 알리신 후 반드시 2주간(14일) 자가 격리하길 바란다.”라며 “공예배 참석 시 악수와 신체접촉은 금하고 목례와 손 하트로 대신하겠다.”라고 밝혔다.


명곡교회는 공예배 참석 시 개인위생 안전을 위해 개인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 소독제로 손을 소독할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주일예배와 새벽기도회, 주일학교 예배, 수요기도회를 제외한 오후 예배(중식 포함)와 노년부 예배, 더깊은 예배는 코로나 19의 확산이 안정될 때까지 가정예배로 드리고, 목적 40 특별한 기도회 및 특별집회는 잠정적으로 순연하기로 했다. 심방과 여러 모임도 잠정 연기됐다.


서울시민교회(담임목사 권오헌)도 2월 23일 주일부터 주일 식사와 모임을 쉬기로 했다.


권오헌 목사는 성도들에게 보내는 글에서 “코로나 19의 확산에 따라 당회는 당분간 주일 공동식사와 소그룹 모임을 쉬기로 했다. 이는 마주 보고 진행하는 공동식사와 소그룹 모임이 이번 전염병의 확산에 더 취약하다는 전문가의 충고를 따른 것”이라며 “다만 이러한 결정은 질병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 아니다. 악한 자들에게 교회를 비방할 기회를 주지 않고자 함이다. 우리는 흙으로 지어진 연약한 인생이요 서로에게 부담을 줄 수 있는 존재들이다. 행여라도 내가 다른 이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자 하는 사랑과 배려다.”라고 전했다.


권 목사는 또 “주일예배에 오실 때 가능하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우려되는 증상이 있는 분들은 가정에서 예배하기 바란다.”라며 “매스컴에서 계속되는 코로나 19 소식은 우리의 마음에도 두려움과 근심을 준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서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이들이다. 살아도 예수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예수와 함께 죽는 믿음을 붙잡자.”라고 당부했다.


창원 한빛교회(담임목사 신진수)는 하루 사이에 교회에서 가까운 한마음병원에 코로나 19 확진자가 나오고, 정부가 감염병 위기 경보를 ‘심각’으로 격상하자 3월 1일 주일예배는 교회에서 따로 드리지 않기로 않고 인터넷 영상예배로 대체하기로 했다. 3월 8일(주일) 예배는 코로나 19 확산의 추이를 보고 결정할 예정이다.


한빛교회는 공지 사항에서 “한빛교회에 코로나 19 확진자는 없지만, 창원기독교연합회와 창원시 보건당국의 협조 요청에 따라 성도와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2월 24일(월)-3월 7일(토) 2주간, 새벽기도회는 가정에서 기도하시고 수요기도회는 영상(교회 홈페이지)으로 참여하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빛교회는 “3월 7일(토)까지 교회의 모든 예배와 모임을 각 가정과 영상예배로 대체한다. 이러한 결정은 질병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 아니라 악한 자들에게 교회를 비방할 기회를 주지 않고자 위함이다.”라며 “개인 경건 생활에 힘써 주시고, 코로나 19로 인한 모든 어려움을 잘 이겨낼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한다.”라고 요청했다.


대구서교회(담임목사 김종부)는 ‘코로나 19 대처 방안’으로 2월 23일 오전 예배를 포함해 모든 모임을 잠정적으로 중단했으며, 주일예배는 문자로 발송하는 가정예배 순서지를 따라 가정에서 드리도록 했다.


김종부 목사는 2월 22일 교회 공지에서 “교회와 성도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으로 이 모든 결정이 이뤄졌다.”라며 “하나님의 선한 손길이 코로나 19를 종식하고 온 교회가 자유롭게 마음껏 예배드릴 시간이 속히 오도록 기도해줄 것”을 당부했다.


코로나 19는 한국교회의 예배와 모임의 변화만이 아니라 한국교회에서 이단으로 규정된 신천지교회의 상황과 실태를 낱낱이 드러내고 있다. 신천지가 기성교회를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교회는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신천지 대구교회 등 코로나 19로 신천지교회가 폐쇄됨에 신천지 신도들이 2월 23일 기성교회 예배에 참석하려고 하는 사례들이 나타나 더욱 긴장감이 대두되고 있다. 이전에는 교회에서 신천지 신도를 구분하기 어려웠는데 코로나 19로 많은 사람이 기성교회에서 신천지 신도로 밝혀짐에 따라 교회 내 이단이 다소 정리되고 있다. 물론 교회 내 코로나 19 확진자 가운데는 신천지와 무관한 성도들도 많다.


대구 A 교회는 코로나 19 확진자가 신천지 추수꾼으로 밝혀짐에 따라 바짝 긴장하고 있다. 확진자 발생과 함께 교회 폐쇄가 이뤄지고 교인들을 대상으로 코로나 19 반응 검사가 실시됐다. 이뿐만 아니라 중형급 이상의 교회에는 신천지 신도들이 숨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신총회 총회장 신수인 목사는 ‘코로나 19 제2차 대응지침’에서 “모 단체가 ‘코로나 19’ 감염 전파자임을 회피하기 위해 일반 교회로 침투할 게 우려된다. 등록 교인 외의 교회 출입자에 대해 주의하기 바란다.”라며 “교회별로 시간을 정해 성도들이 각자의 가정에서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고, 창조질서를 따르지 않고 탐욕과 부절제한 생활에 대해 참회하는 기도 생활에 힘쓰자.”라고 2월 21일 당부했다. 경남노회는 코로나 19로 인한 노회 산하 행동지침 권고에서 “각 교회는 신천지 신도들이 교회에 잠입해 교회가 폐쇄되는 일이 없도록 각별하게 유의하기 바란다.”라며 “각 교회는 신천지 출입금지 팻말을 부착해 신천지 신도들이 자유롭게 드나들지 못하도록 경고할 것”을 요청했다.


코로나 19가 개체 교회 폐쇄와 2020년 모임문화의 변화 등 어려움을 가져다주는 현실에서 이번 사태는 한국교회와 성도 개개인의 신앙생활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하고 예배와 교회의 각종 모임의 소중함을 깨우는 계기가 되고 있다. 아울러 개체 교회의 조치가 교회를 보호하는 것도 있지만, 다른 사람을 위해 배려하는 모습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이번 사태에 대처하는 교회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각도 상당히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뿐만 아니라 신천지 등 이단에 대한 경각심을 더해주고 있다. 이것은 교회 안팎에서 그러하다.


반면 함께 모여 드리는 공예배가 한 주 또는 두 주간 취소됨에 따라 ‘인터넷 온라인 예배’와 교회로 모이지 않고 ‘가정에서의 예배’의 편리성에 익숙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 19 확진자의 증가 추세로 볼 때 코로나 19의 장기화도 예상됨에 따라 모여서 드리는 주일예배의 쉼이 더 길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교회 안팎의 사람들은 코로나 19 확진자들이 빠르게 회복되고 감염자가 더 늘어나지 않으며 이번 사태가 잘 극복되길 바라고 있다. 교회는 코로나 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교회를 잘 지켜가면서도 지역사회 속에서 치유와 화해자의 역할을 감당하는 게 필요하다. 무엇보다 창조주 하나님의 긍휼과 은혜, 역사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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