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따라 코로나 19로 공예배 중단…위기 상황 다른 형태 예배 가능 제시

온라인 예배 등 주일 성수 개념 변화 일어날 듯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발견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COVID-19, 우한 폐렴, 코로나 19)가 사회 다방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로나 19 확진자가 대구 경북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계속 빠르게 늘어나면서 의료진의 손길과 함께 코로나 19 극복을 위한 지원의 발걸음도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한국교회가 일조하고 있다.


코로나 19로 사회나 기업, 관공서 등도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는데, 매 주일과 주중에 대거 교인들이 운집하는 한국교회도 코로나 19를 비껴갈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많은 교회가 2월 23일에 이어 3월 1일 정한 장소에서 주일 공예배를 드리지 못하고 가정에서 유튜브 등 동영상을 통해 함께 예배하거나 가정에서 가족끼리 예배하며, 주일에 모이는 개체교회들에서도 교인들이 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해 자발적으로 공예배에 참여하지 않고 집에서 별도로 예배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주일에 공예배를 드리는 교회라 하더라도 주일 오전 예배 외에 주일 오후 예배나 기도회, 모임 등은 당분간 대부분 축소하거나 취소하고 있다.


한국교회 역사상 전염병으로 공예배가 중단된 적이 없는 만큼 코로나 19로 인해 주일 공예배를 중단하는 게 쉽지 않은 실정이다. 교단과 교회,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교회에 따라 주일 공예배를 계속 진행하거나 중지하고 있다. 소규모이나 특정인들만 참석해서 주일 공예배를 이어가기도 한다.


이에 한국교회가 공예배를 중단하고 가정에서 예배하거나 코로나 19로 전염병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수많은 사람이 운집하는 예배를 계속하는 데 대해 설왕설래다. 공예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교회는 삼위 하나님을 예배하는 공동체이기에 그러하다.


문제는 감염병으로 국가적으로 비상시국이라 교회 밖의 사람들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본다는 것이다. 코로나 19로 많은 사람이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주일 공예배 진행에 대해 사회에서 손가락질하는 것이다. 교회의 특성상 예배하기 위해 많은 성도가 운집할 수밖에 없는데 코로나 19 확진자가 빠르게 퍼져나가는 현실에서 교인들의 집단감염으로 사회가 더 위기에 빠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이미 신천지 대구교회를 비롯해 부산 등의 한국교회에서 집단감염의 사례가 나타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교회가 인간의 한계, 사회적으로 어려움을 당하고 있을 때 어떻게 응답해야 할까? 한국교회가 어떻게 하는 게 이웃을 사랑하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타내는 것인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주일 공예배를 비롯해 각종 교회 모임을 중단하는 교회들도 공예배에 대한 간절함이 있다. 하지만 사회,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약자 보호와 감염병 예방 차원에서 공예배를 중단하고 있다. 개체교회는 코로나 19로 인해 공예배를 중단할 수밖에 없을까? 목회자들은 공예배 중단에 대해서 어떤 마음일까?


2월 23일 주일 예배를 드린 김포 꿈꾸는교회(담임목사 김기주)는 3월 1일 주일 예배를 비롯해 6일까지 모든 모임을 하지 않을 예정이다. 23일 주일에는 연로하거나 감기 증세가 있고 마음의 염려가 있는 사람만 유튜브로 예배를 드리게 했다.


꿈꾸는교회 담임 김기주 목사는 “감염병으로 인해 주일 예배를 정한 장소에서 성도들이 함께 모여 예배하지 못하게 돼 착잡한 마음이다. 특히 우리 교회 예배는 역동적인 예배가 특징인지라, 아무리 준비를 잘하여 드리는 예배지만 함께 모여 뜨겁게 찬양하며 드리는 예배에 비할 수가 있을까? 그런데 그것보다 더 안타까움은 믿음이 연약한 성도들이 혹여나 영상으로 드리는 예배로 인해 시험에 들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있다.”라며 “그렇지만 국가의 요청에 교회가 앞장서서 감당해야 할 고난이기에, 우리 교회는 기꺼이 다수가 모이는 모임을 닫기로 했다. 그리고 이런 일에 아무런 불평도 없이 동참해주는 리더들과 성도님들이 감사할 뿐이다. 우리 교회는 하루빨리 코로나 19가 종식되도록 계속해서 전 교인들이 릴레이 기도를 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리라 믿는다.”라고 밝혔다.


2월 23일 주일 공예배와 주중 예배 및 사역(모임)을 전면 취소했던 진해동부교회(담임목사 김기해)는 3월 1일 주일에는 주일학교(유치부, 유초등부, 중고등부)와 장년 오전 1, 2부 예배만 드릴 예정이었으나 교회와 성도들을 보호하기 위해 3월 1일 어린이 예배와 장년 주일 오전 오후 예배와 주중 사역을 2월 27일 전면 취소했다. 이에 성도들은 3월 1일 가정에서 예배했다.


진해동부교회 담임 김기해 목사는 “주일에 온 성도가 함께 모여 평화롭게 예배할 수 없는 상황이 고통스럽다.”라며 “하지만 이런 고난의 때에 자신을 돌아보고 하나님만 의지하는 기회로 삼는다면, 그리고 그동안 성도들이 함께 드리는 주일 예배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는 기회가 된다면 오히려 복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부산 사직동교회(담임목사 김철봉)는 2월 23일 주일 오후 예배부터 28일까지 한 주일 동안 새벽기도, 수요예배를 모두 쉬었다. 3월 1일 주일 공예배도 교회에서 따로 모이지 않는다. 주일 예배는 유튜브를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영상으로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온 가족 예배로 드리는 것이다. 사직동교회는 코로나 19로 인해 교회 설립 53년여 만에 주일 예배를 함께 드리지 못하는 상황을 맞았다.


사직동교회 담임 김철봉 목사는 2월 29일 목회 서신에서 “많은 분이 한 번의 주일 예배를 빠졌음에도 교회, 예배, 믿음의 가족, 찬송, 함께 나누는 교회에서의 점심 식사, 그리운 얼굴들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으며, 이 모든 것이 하루속히 ‘회복되는 그날’을 학수고대하고 있다고 전해온다.”라고 밝히면서 “저 이스라엘 백성들도 바벨론 포로 된 땅에서 멀리 고국 땅과 예루살렘 성, 그리고 예루살렘 성전을 너무나 사모했다. 그곳이 기억날 때마다 ‘우리는 울었다’고 시편은 기록하고 있다. 우리의 북녘땅 북한에서 무려 75년 동안 ‘신앙의 자유, 예배의 기쁨’을 빼앗긴 채 숨어서 믿음을 지키는 성도들이 새삼 거룩하고 존경스럽게 느껴진다.”라며 “이번 기간이 ‘믿음의 장’이라 불리는 히브리서 11장 1~40절을 되풀이 그리고 자세히 읽어 보면서 과연 우리들의 조상들은 그 기나긴 고난 가운데서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믿음의 정절’을 어떻게 지켜 내었는지 공부하고 묵상하는 은총의 기회로 잘 보내시기 바란다.”라고 주문했다.


서울영동교회(담임목사 정현구)는 2월 24일(월)부터 3월 7일(토)까지 주중 예배와 모임을 하지 않기로 했다가 코로나 19사태가 더욱 심각해지는 상황을 보면서 14일까지 주일 예배를 포함한 모든 공예배와 주 중 모임을 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3월 1일과 8일 주일 두 주간의 주일 장년 예배와 청년예배는 교회 홈페이지와 서울영동교회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영상예배로 드릴 예정이다. 새벽기도회와 수요기도회는 매일 홈페이지를 통해서 드리며, 유치부에서 고등부까지의 주일학교 각 부서도 부서 예배 영상을 예배할 계획이다.


서울영동교회 담임 정현구 목사는 “모여서 드리는 주일 예배를 취소한 것은 우리 교회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한 번도 이런 일을 생각해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주일 성수는 신앙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기둥이었고, 주일 예배는 주중의 삶을 지키는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주일 예배가 중요하기에 이를 위해 손해와 희생을 감당한 분들도 많다.”라며 “인터넷 예배는 차선책이지만 이렇게라도 할 수 있음은 감사한 일이다. 두 주 동안 인터넷을 통한 예배를 드릴 것인데, 주일 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위기 상황이기에 평시보다 더 간절한 마음으로 예배하기 바란다. 각 가정이 가정예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되도록 힘써주시기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예배는 기본적으로 유지돼야 한다.”라고 인식하고 2월 23일에 이어 3월 1일에도 주일 낮 예배를 정상적으로 드리겠다고 2월 25일 결정했던 서울 영락교회(담임목사 김운성)가 29일 긴급 공지를 통해 3월 1일(주일) 1~5부 예배는 온라인 생중계로 드린다고 알렸다. 이에 따라 교회학교 예배도 가정에서 주일 예배를 하게 됐다.


김운성 목사는 2월 29일 목회 서신에서 “성도님들의 건강을 염려하고, 지역사회 감염원이 되지 않아야겠다는 마음과 향후의 일들을 생각해 긴급 공지를 드리게 됐다.”라며 “현재의 모든 상황이 우리의 죄와 허물 때문임을 깊이 인식하면서 하나님 앞에 회개의 기도를 드려야 한다.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도록 노력하시고, 비상한 열심히 신앙생활에 힘써주시기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전염병의 확산 우려로 주일에 정한 장소에서 예배하지 못하는 것은 문제가 없을까?


고려신학대학원 교수회는 ‘국가적 비상상황과 공예배에 대한 신학적·목회적 성찰’이란 제목의 입장에서 “공예배가 지극히 중요하지만, 우리 신앙고백서가 가르치고 있듯이 공예배를 절대화시키는 위험에 빠져서도 안 된다. 무지와 미신에 빠져있었던 중세 시대의 신자들은 하나님께서 지켜 주실 것이라고 믿고 예배당으로 몰려들기도 하였지만, 그것이 오히려 전염병을 더욱 확산시켰던 역사적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라고 전제하고, “교회가 추가 감염을 예방하고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성도들을 일정 기간 격리하는 것은 성경적으로도 지지를 받을 수 있다. 교회와 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해, 감염병에 걸렸거나 감염이 의심되는 성도들의 예배 참여를 제한하는 것은 레위기 11~15장 등의 말씀들을 적절하게 실천하는 거라 할 수 있다.”라며 “아주 부득이한 상황 속에서 교회가 공예배 외에 다른 형태의 예배를 시행하는 것은 성경의 가르침에 어긋난다고 볼 수 없다. 전염의 위험 때문에 예배 처소에 모이지 않은 성도를 성급하게 불신앙으로 정죄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하나님을 시험하는 것과 본질에 있어서 동일한 것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마 4:6)라고 말했다.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위원회는 ‘코로나 19 확산 상황에서의 주일 예배 형식에 대한 제언’에서 “신학적·실천적 고려에 근거해 교회는 재난에 대한 임시조치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주 중 모임을 최소화하고, 필요한 경우 선제 대응으로써 예배 장소를 변경하여 가정에서 혹은 영상 송출을 통해 주일 예배를 드리도록 하는 ‘임시적 특별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이는 예배회피나 말에 대한 불복종은 아닐 것이다.”라며 “이번 사태를 마주하며 우리는 그동안 주일에 예배당에 모여 자유롭게 예배드릴 수 있었음에 대해 깊이 감사하며, 이 상황을 바른 예배의 정신과 실천을 향한 예배 갱신의 기회로 삼기 위해 노력하고, 지역사회에서의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최선으로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장로회신학대학교는 ‘코로나 19로 고통을 겪는 교회를 향한 위로와 권면의 서신’에서 “역사적으로 교회는 국가적, 사회적 재난과 위기 상황에서 주일 예배의 방식과 형태를 각 시대의 교회 문화와 통념에 맞게 임시로 취해왔다. 종교개혁자인 칼뱅은 교회가 비록 지역적으로, 또 개별적으로 흩어져 존재하지만, 그들은 그리스도의 복음과 성령 안에서 하나의 교회를 이룬다고 보았다. 이는 오늘의 한국교회가 처한 상황에 비춰볼 때 시사점이 크다.”라며 “각자 흩어져 드리는 예배가 비록 물리적으로는 한 몸을 이루지 못하나, 신앙고백과 참회, 성경 읽기와 해석, 감사와 찬양, 봉헌과 결단, 파송의 내용을 동일하게 실행할 때, 이것이 그리스도의 말과 성령 안에서 한 몸으로 묶는 예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난 상황에 있는 교회는 공동모임에서 교회의 의미와 예배의 권위를 찾을 것이 아니라, 흩어진 예배자들을 묶으시고 세우시는 말의 능력과 성령님의 역사 안에서 권위와 의미를 찾아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감염병으로 한국교회가 정한 장소에서 모여 드리는 주일 예배를 중지하는 것은 한국 교회사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다. 코로나 19의 영향은 상당하다. 교회에 따라 주일 예배를 축소하더라도 계속 유지하기도 하고 반면 많은 교회가 예배당에서 드리는 주일 예배를 중지하고 온라인 생중계 등으로 가정에서 함께 예배하도록 조치하고 있다. 코로나 19로 인해 일시적인 현상이기는 하지만 이번 사태는 우리의 삶과 신앙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회는 정한 장소와 날짜에 예배하는 등으로 주일 성수를 철저하게 지켜왔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 19로 인해 많은 교회가 주일 공예배 중단을 선언함으로써 코로나 19 이후 주일 성수 개념이 바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일 공예배 중단뿐 아니라 공예배 계속에도 불구하고 많은 교인이 전염병의 우려에 자발적으로 교회에 나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제 시작이다. 그 비율은 전염병이 더 확산할수록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일 공예배 중단과 온라인 등을 통한 예배로 인해 주일에 가정에서 예배하는 교인들에게 정당성이 부여되고 주일 성수의 전통적인 개념이 무너지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가상 공간에서의 예배 형태가 한국교회에서도 현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전에 겪어보지 않은 길을 가기에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


이번 사태가 호기로 다가오기도 한다. 성도들이 함께 모여 예배하고 교제하는 게 얼마나 감사하고 하나님의 은혜인지 깨닫게 되고, 가족이 모여 예배하는 등 가족이 함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이것이 교회 공동체 의식의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교회는 신앙생활의 중심이 교회다. 코로나 19로 인해 사회와 교회에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게 자명하다.

한국교회는 전염병으로 인한 위기를 처음으로 맞이하고 있다. 이에 코로나 19 이후를 생각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아울러 이번 전염병 확산이 모이고 싶어도 모이지 못하고 함께 모여 예배하고 싶어도 예배하지 못하는 현실에 직면하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면서 준비하고 교회와 예배의 소중함을 배움으로 모이는 일에 힘쓰는 계기가 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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