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세계관 변화에 성경 진리 설명·중소형교회 생존 과제

▲ ▲제9회 서울포럼 발제와 논찬자들이 전체 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수경 교수(고려신학대학원 초빙교수), 이현철 교수(고신대학교 기독교교육학과), 백명기 목사(예장통합 전 농어촌선교부 총무), 이배영 목사(서울남부노회 신명교회), 하승용 목사(경기서부노회 부천초대교회), 신민범 목사(서울서부노회 경신교회)2020.10.09. cookie0228@hanmail.net
▲ ▲제9회 서울포럼 발제와 논찬자들이 전체 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수경 교수(고려신학대학원 초빙교수), 이현철 교수(고신대학교 기독교교육학과), 백명기 목사(예장통합 전 농어촌선교부 총무), 이배영 목사(서울남부노회 신명교회), 하승용 목사(경기서부노회 부천초대교회), 신민범 목사(서울서부노회 경신교회)2020.10.09. cookie0228@hanmail.net


고신총회의 경기북부, 경기서부, 서울남부, 서울서부, 서울중부노회 주최와 서울서부노회 주관으로 10월 8일(목) 오후 2시 서울 낙현교회당에서 ‘미래 목회,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제9회 서울포럼이 열렸다.


이 포럼에서는 권수경 교수(고려신학대학원 초빙교수)가 ‘4차산업혁명 시대의 미래 목회’, 이현철 교수(고신대학교 기독교교육과)가 ‘중소형교회가 어떻게 생존할 수 있는가?’(중소형교회 생존 및 사역을 위한 정책 제안), 백명기 목사(예장통합 전 농어촌선교부 총무)가 ‘목회자의 생활과 은퇴 준비’라는 부제로 각각 발제했다.



‘4차산업혁명 시대의 미래 목회’
권수경 교수(고려신학대학원 초빙교수)


“우리 시대의 여러 특성은 모두가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지만, 그 특성에 대한 신학적 성찰은 아직 부족하여 그 실체를 기독교 세계관으로 분석하는 일이나 현장 목회에 적용하는 일을 어렵게 하고 있다.”


권수경 교수는 4차산업혁명 시대의 특징으로 △급격한 세계관 변화의 시대 △첨단 기기의 시대 △종교에 무관심한 시대 △매체의 변화로 인한 복음의 변질 등 4가지를 제시했다.


전통적으로는 모든 것이 지구 중심, 인간 중심이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우주가 얼마나 광대한지 알게 되면서 지구는 우주의 변방에서도 변방으로 밀려났다. 광대한 우주는 우리에게 지금까지 지구를 중심으로 쉽게 확보해온 우주의 존재 의미를 다시금 묻게 만든다. 또 모든 것을 인간 중심으로 보던 가치관도 급격히 변하고 있다.


성경은 천지 창조도 인간 중심, 지구 중심으로 설명한다. 해, 달, 별은 모두 지구에 빛을 비추고 인간에게 시간을 알려주기 위해 창조하셨는데 현대과학이 밝혀낸 우주에는 지구에서 그 빛을 도저히 감지할 수조차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또 하나님은 천지를 창조하신 다음 각종 동물의 통치를 인간에게 맡기셨다. 그런데 천문학, 지질학, 생물학이 밝힌 우주의 역사는 우주가 수십 억 년 동안 인간 없이도 잘 지내왔다고 가르치고 있다. 4차산업혁명을 대표하는 물건 두 개는 스마트폰과 리얼돌이다.


세계관의 급격한 변화를 경험하고 있는 오늘 달라진 세계관에 익숙한 세대에게 영원한 성경의 진리를 잘 설명하는 일은 복음 전파와 교회 건설을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권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이 시대를 대하는 교회의 현실은 △전적 무관심 △무조건적인 거부 △제한된 노력 △무기력함과 궁극적 소망이라고 지적했다.


오늘 교회는 첨단 기술에 대해 신학적 성찰을 하지 않는다. 그것이 우리 세계관을 어떻게 바꾸어 놓고 있으며 우리 자녀들에게 얼마나 강력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모르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상반된 두 관점이 공존하고 있다. 현대의 사조나 첨단 학문을 긍정적으로 수용하여 잘 활용하자는 흐름과 사상이든 기술이든 전통과 다른 것은 일단 경계하고 거부하자는 흐름이다. 세계적으로는 전자가 강하지만 유독 우리 한국교회는 두 번째 경향이 강하다.


권 교수는 4차산업혁명 시대의 목회로 △현재의 주류와 미래의 주류 △다음 세대 교육 문제 △교회가 시도할 방법 △복음의 내용과 전달 매체 등을 설명했다.


오늘 대부분 교회가 40대 이상 연령대 사람들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일반적인 목회를 논한다면 4차산업혁명 시대라 해서 크게 달라질 게 없다. 문제는 이들의 자녀들이다. 지금 자라는 아이들은 스마트폰보다 나이가 어리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폰의 지배 아래 있었다. 이들 가운데 얼마나 교회에 남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기계문명으로 인해 유물론의 영향도 받았고 광대한 우주가 주는 영향도 크게 받았기 때문이다. 남은 사람들도 충성도나 헌신도가 이전과 같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오늘 교회가 택할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지금 많은 교회가 하는 것처럼 성경이 가르치는 전통적 가치관을 우선된 진리로 붙들고 그것으로 일반 학문과 문화를 해석하는 방법이다. 또 하나는 새로운 세계관을 긍정적으로 수용하면서 전통 세계관에 담긴 복음의 진리를 새로운 세계관에 맞게 설명해 주는 방법이다.


미래 목회를 생각할 때 매체의 문제를 외면할 수 없다. 눈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방식 자체가 복음을 왜곡할 소지가 있기에 위험하다. 교회는 복음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첨단 기술의 사용을 제한해야 할지도 모른다. 미래 목회에서는 설교와 성경공부를 할 때 첨단 기술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실질적인 연습과 도움이 필요할 것이다. 물론 기교적인 측면보다는 말씀의 내용을 어떻게 왜곡하지 않고 눈으로 보는 매체로 바꿀 수 있느냐 하는 문제다.


권 교수는 “목회자는 미래를 대비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우리 자녀들이 지금 우리와 얼마나 다른 세계관을 갖고 자라는지 인식해야 하고, 다음 세대를 이해해야 한다. 우리는 말씀의 핵심. 진리의 핵심을 잘 전달하면서 그것이 아이들로 하여금 스스로 길을 찾는 데 도움이 되도록 인도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중소형교회가 어떻게 생존할 수 있는가?’(중소형교회 생존 및 사역을 위한 정책 제안)
이현철 교수(고신대학교 기독교교육과)


“요즘 누가 고생하면서 개척교회 섬기려고 하나요? 저기 길 건너 10분 정도 가면 ○○교회가 있지요. ○○목사님 교회도 있지요. 이거 없다 저거 없다...”


이현철 교수가 어느 개척교회 사역자와의 인터뷰한 내용 중 일부다. 이 말은 개척교회의 어려움을 그대로 잘 드러내고 있다.


최근 한국교회는 교회 간 양극화에 따른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메가처치(mega church)로 대변되는 대형교회의 막대한 투자와 공격적인 사역은 중소형교회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화려함과 다양성을 갖추고 있다. 대형교회의 섬김과 헌신이 의도하지 않게 중소형교회의 사역과 활동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그 영향력 안에서 중소형교회의 사역적 경쟁력이 상쇄되고 있다. 실제로 사역 현장 속에서 중소형교회가 직면하고 있는 딜레마는 다양하다.


성급한 개척에 따른 실패 등 도시지역 소형교회가 겪는 실제적인 문제들, 한국사회의 변화되는 인구통계학적인 수치와 맞물려 사회 구조적인 교회 성장의 한계,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사역 자체를 넘어 중소형교회로서의 생존의 문제는 중소형교회의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목회자들의 사역적 정체성과 전통적인 전제들을 흔들고 있는 내용이다.


이에 이 교수는 다양한 정성 및 정량적 데이터 기반의 연구들을 기초해 중소형교회의 생존 및 사역을 위한 방향성을 제안했다. 중소형교회 목회 사역으로 행정, 인적지원, 재정, 교육, 환경 풍토, 통합(합병) 등 6대 영역과 33개의 정책 과제를 제시했다. 정책 과제의 경우 구현 수준 및 단위에 있어 교단 차원, 노회 차원, 개체 교회 차원, 개인 차원으로 구분되며, 항목에 따라 구현 수준에 차이가 있다.


환경 풍토 영역은 중소형교회의 안정적인 사역을 위한 구성원 인식 개선과 교단 및 교계의 지원적 분위기(풍토) 형성 측면을 의미한다. 이 교수는 이를 위해 ‘중소형교회 목회자 및 사모들을 위한 커뮤니티 환경 구축, 대형교회의 ‘성장과 나눔’의 성숙한 사역 태도 확립, 중소형교회 성도들을 위한 격려와 지원, 중소형교회 부흥과 성장에 대한 비전 고취, 중소형교회 지원 및 교회 개척과 관련된 연구 지원, 교회사역 내 신학 및 교단 정체성 강화를 통한 특화된 사역 강조’를 제안했다.


이 교수는 “이 연구는 다양한 수준의 정책 과제와 분석을 통해 도출한 ‘한국교회의 생태계’에 대한 인식과 그것에 근거한 방향성이라는 점에서 관련 논의를 위한 기초자료로서의 의미를 충분히 가질 수 있으며, 이후 교회의 특성별·트랙별 연구와 분석을 위한 선험적인 성격을 지닐 수 있을 것”이라며 “지속해서 교회를 위한 다양한 정량 및 정성적인 연구가 수행되어 좀 더 체계적인 대응 정책과 전략들이 수립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목회자의 생활과 은퇴 준비’
백명기 목사(예장통합 전 농어촌선교부 총무)


목회자 생활비 문제와 은퇴에 대해서는 어느 교단이든지 대동소이한 고민을 안고 있다. 목회자 생활비와 목회자 은퇴 준비에 가장 어려운 문제가 돈 문제다. 교인 수가 50명 이하의 작은 교회를 시무하거나 은퇴하는 목회자들은 목회자 생활비나 은퇴 준비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백명기 목사는 “작은 교회 목회자의 생활(생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교단과 노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 문제를 어떤 관점에서 이해하고 접근할지 고민이 필요하다.”라며 “작은 교회 목회자 생활문제는 개교회성의 극복과 공교회성의 회복으로 해소될 것이다. 총회와 노회가 공교회성을 회복하고자 노력하는 그것이야말로 교단과 노회가 작은 교회 목회자 생계 문제를 ‘한 몸 의식’과 ‘지체의식’을 가지고 해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 목사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통합 총회가 지난 16년간 집행해온 작은 교회 목회자 생활비 관련 정책 및 사업을 설명했다. 사업 기간 매년 평균 약 169억 원이 미자립교회 목회자 생활을 위해 지원됐다. 2007년부터 3년마다 2018년까지 12년 동안 새로 증가한 교회 수와 미자립교회에서 자립교회로 전환한 교회 수를 조사한 결과 1817개 교회가 증가했고, 자립한 교회가 826개였다.


백 목사는 작은 교회 목회자들의 생활비 불안 요소로 교세(교인 수) 감소, 교회 양극화에 따른 작은 교회의 어려움을 제시하면서 “교세감소 시대를 견디고자 교회는 개 교회의 개별성을 극복할 공교회성 실현을 위해 힘과 의지를 모아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작은 교회 목회자가 은퇴 이후 누구와 어디에서 살 것인가 생각하는 것은 중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에게는 배우자와 가족이 소중해진다. 배우자는 같이 늙어갈 유일한 동반자요, 가족은 자신의 삶을 증명해주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배우자와 가족을 뺀 인간관계의 첫 번째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친구다.


은퇴 이후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친구와의 우정을 노후까지 지속시켜야 한다. 은퇴 후 거주 장소는 한번 고르면 10년 이상 살 곳이기 때문에 사전에 철저히 조사한 후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파악해두어야 한다. 은퇴자들이 노후를 보낼 장소를 고를 때 주의해야 할 사항은 날씨, 주거환경, 안전, 비용, 의료 등이다.

백 목사는 “노인들을 상대로 한 심리조사에 따르면 가장 행복한 사람은 은퇴 이후 마음껏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뭔가 보람된 일을 계속하거나 자원봉사를 통해 그들이 속해 있는 사회에 봉사하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봉사활동과 취미활동은 다른 차원의 기쁨과 보람을 준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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