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7세기 개혁교회와 오늘 한국교회

지난 1031일 열린 개혁주의학술원 제11회 학술세미나‘16-17세기 개혁교회와 오늘 한국교회라는 주제로 다뤘다. 고신대학교 교정에서 진행된 이번 세미나에서 이성호 박사(고려신학대학원, 역사신학)오늘 한국교회는 교인들을 끌어 모으는 데에만 관심을 가질 뿐 각 신자들이 실제로 산돌이 되게 하는 것에 관심이 없다며 한국교회 나아갈 길에 대해 논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세미나는 부산동교회 담임인 현광철 목사의 기도로 시작하여 대구명덕교회 장희종 목사가 당신의 말이 진리로 인정되기 위하여’(왕상 17:1, 24)라는 주제로 말씀을 전하고, 축도 후 조성국 교목실장(고신대학교, 기독교교육학과 교수)의 축사 순으로 진행됐다.

주제강의는 김병훈 박사(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와 이성호 박사가 ‘16,17세기 개혁신학의 교회관: 참 교회와 순수 교회가시적 성도(Visible Saints)와 교회언약(Church Covenant): 회중교회의 두 기둥 존 오웬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하였으며 논평은 우병훈 박사(고신대학교, 교의학)와 황대우 박사(진주북부교회)가 맡았다.

이용현 차장

로마 가톨릭교회는 참 교회인가, 거짓 교회인가?

첫 번째 발제를 맡은 김병훈 박사는 교회란 무엇이며, 참 교회의 표지란 무엇일까?’라는 화두를 던지며, 16세기 종교개혁자들이 본 로마 가톨릭교회가 진정 참된 교회로 보았는지, 아니면 거짓교회로 보았다면 어떤 기준에 따라 진정한 교회로 보지 않았는지에 대한 논점을 제시했다. 신앙설명서(Fidei Ratio, 1530), 4개 도시 신앙고백서(the Tetrapolitan Confession, 1530), 1, 2스위스 신앙고백서(the Second Helvetic Confession, 1566), 기독교 강요등을 예로 우리는 성령의 역사하시는 믿음을 가진 성도인지는 눈으로 볼 수 없고 판단자는 오직 하나님이다고 전제한 김 박사는 칼빈은 보이는 교회에 대한 존중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칼빈의 견해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에도 발견이 된다. 바로 보이는 교회가 말씀의 사역과 성례의 시행, 권징의 사역을 통해 바르게 세워진다고 분명히 말하고 있다. 이밖에 제1스위스 신앙고백서는 그리스도께서 제정하신 외적인 징표, 하나님의 말씀, 권징 세가지의 표지를 제시하고, 칼빈은 말씀과 성례 두가지를, 프랑스 신앙고백서와 1스코틀랜드 신앙고백서는 말씀, 성례, 권징 세가지를 제시했다. 나아가 제1스코틀랜드 신앙고백서와 벨직 신앙고백서는 참교회의 표지를 명확히 제시하면서 표지들에 일치하지 않는 교회는 거짓교회임을 천명했다.

또한 칼빈은 참 교회의 지표들을 지극히 존중해야 할 것을 말하면서, “참교회라 할지라도 오류가 있을 수 있다고 하면서 그 오류가 치명적이라면 더 이상 참 교회로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 도덕적 과실이나 병폐, 사소한 교리적 오류 등은 참 교회임을 부인할만 것들이 아니지만, 핵심적 교리를 부정한다면 치명상을 입히는 것과 같아서 교회를 죽이는 것이 된다. 하나님의 말씀보다 교회자체의 규정을 더 높이거나, 성례를 고유 목적과 어긋나게 사용하거나, 구원을 그리스도의 은혜와 공로에 두지 않거나, 참 교회를 박해하는 등의 경우는 거짓교회라는 것. 반면 불링거를 소개하며 제2스위스 신앙고백서에서 좀 더 신중한 표현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본의 아니게, 혹은 연약하기 때문에, 때로는 믿음에서 떨어질지라도 교회 밖에 있는 자들로 간주하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그렇다면 로마 가톨릭교회는 참 교회인가, 거짓 교회인가?

이날 발제에서 김병훈 교수는 칼빈은 로마 가톨릭교회가 마치 유대인들이 우상숭배하여 교회의 흔적이 남아 있는 경우였던 르호보암, 여로보암 시대와 유사하다면서 합법적인 교회 형태는 아니지만, 비참하게 흩어지고 찢겨졌음에도 불구하고 언약에 신실하신 하나님께서 백성들을 보존하시고, 남겨두신 교회의 흔적 때문에 그것을 교회라고 부른다라며 가톨릭교회를 거짓 교회로 치부하기보다, 지극히 불순한 교회로 일컫는 것이 16, 17세기 개혁파 신앙고백서들의 의도를 가장 잘 반영하는 오늘의 해석이라고 주장했다.

중생은 오직 복음을 들음으로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이성호 박사는 존 오웬을 중심으로 살피며 한국교회 복음의 회복과제를 살폈다. 오늘날의 회중교회와는 달리 회중교회파와 장로교회파들이 본격적으로 생기게 된 17세기 영국에서는 회중교회가 개혁파 신학에 충실했다며 그 중 대표적인 신학자가 존 오웬이라고 말했다.

신약 성경에 교회를 집으로 비유하듯이, 집은 튼튼한 벽돌이 서로 굳게 연결되어 있어야 하는데, 오웬은 교회가 부실한 이유 중 하나는 교회의 회원들 중에 죽은 돌이 구석구석 끼여 있기 때문으로 보았다. 세례뿐만 아니라 성령을 통해 중생한 자가 교회의 회원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중생을 했는지 어떻게 판단하는가였다.

이 박사는 회중교회주의자들은 사랑의 판단’(judgement of charity)으로 어떤 사람이 자신의 죄와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고백할 뿐 아니라 삶에서 선한 열매를 맺고 중생을 명백히 부정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그를 중생한 사람으로 간주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하였다. 또한 중생한 사람들이 모이기만 해서 교회가 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굳게 연합되어 있어야 하는데 이 돌들 사이의 연합을 오웬은 교회언약’(church covenant)이라 불렀다. 이 결합의 특성은 자발적 헌신을 통해 성립되는 것이다. 이 자발성이 빠진다면 이는 언약이 아니라 강요가 되고, 진정한 충성심이 생길 수 없는 것이다라며 당시 중생과 교회에 대한 개념을 소개했다.

존오웬의 교회관은 오늘 한국교회에 큰 시사점을 주고 있다. 오늘 한국교회에는 등록카드만 작성해도 교인이 될 수 있을 만큼 명목상의 교인이 너무 많다. 교인들을 끌어 모으는 데에만 관심을 가지뿐 각 신자들이 실제로 산돌이 되게 하는 것에 관심이 없어 보인다. 이성호 박사는 중생은 오직 복음을 들음으로 가능하므로 목사는 순수한 복음을 전하는데 전심전력해야 한다장로교회의 경우 입교를 위한 교리 교육을 강화하고 이명증서를 확실하게 실천하며, 회원 가입시 간단한 서약을 하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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