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대학원 종교개혁500주년 기념 학술대회

고려신학대학원(원장 신원하 박사)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기념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16세기 교회개혁의 의미와 오늘날 한국교회의 문제를 살폈다.

‘21세기 교회와 도전받는 종교개혁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학술대회는 24J.W.Mans 교수의 ‘Luter and we’ 강의를 시작으로, ‘도전받는 종교개혁의 칭의론주제로 박영돈 교수 발표, 안영호 목사 논찬, ‘공동체적 생태적 영성과 성화를 지향하는 생명목회 담론과 전망주제로 김순성 교수 발표, 제인호 목사 논찬, ‘교회개혁 운동과 한국교회주제로 이상규 교수 발표, 장희종 목사 논찬, ‘목회적 관점에서 장로교 정치체제의 장단점주제로 유해무 교수 발표, 황신기 목사 논찬이 이어졌다.

발제를 맡은 이상규 교수는 교회개혁운동과 한국교회이란 제목의 발표를 통해 한국교회 개혁의 가장 중요한 것은 교회지도자, 곧 목회자의 의식이다면서, “신학적인 분별력, 균형 잡힌 윤리의식, 보편적인 사고, 상식과 교양, 동양적 예()와 덕()이 어우러질 때 한국 기독교의 쇄신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종교개혁의 여명

이번 학술대회 발제에서 이상규 교수는 종교개혁은 근본적으로 교회개혁운동이며 교회의 속화나 타락은 중세시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교회가 태동한 이후부터 줄곧 제기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이유로 지상의 교회는 완전할 수 없으며, 완전한 교회란 존재하지 않으며 교회의 쇠락과 부패 혹은 오욕의 자취는 근본적으로 교회를 구성하는 인간의 타락에 근거한다.

이 교수는 이러한 이유로 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하며, 지상의 교회가 완전할 수는 없지만 끊임없이 완전을 향한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그는 종교개혁의 발현은 신학과 교리의 변질, 성직자들의 도덕과 윤리의 타락을 들었다. 바로 중세 말기 성직자들의 성적 타락이 심화되었고, 성직자들의 탐욕과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해 있어 성직자들의 세속화 현상이 두드러졌다는 것. 또한 교권주의가 심화되어 성직자들 간의 계급화 혹은 계층화가 이루어져 빈부 격차가 심각해졌다고. 이러한 신학과 교리적 변질과 성직자들의 도덕과 윤리적 타락으로 교회개혁의 열망은 간절해져 갔다고.

이상규 교수는 종교개혁은 16세기에 일어났지만 중세 이전에도 하나님의 말씀에 충실한 이들이 있었고, 교회를 개혁하려는 여러 시도들이 없지 않았다며 여명기의 종교개혁가들을 소개했다. 바로 중세 가톨릭교회의 세속화와 타락에 대해 최초로 항의했던 북부 이탈리아 브레스치아(Brescia)의 수도원장이었던 아놀드(Arnold of Brescia, 1100-1155)와 청빈생활을 강조했던 프랑스 리용의 피터 왈도(Peter Waldo, c.1140-1217), 교회와 성직자들의 세속 권력, 물질적 부에 대한 탐욕을 비판하며 교회 내부의 개혁을 외쳤던 파리의 존(John of Paris), 마르실리오(Marsilio of Padua) 그리고 윌리엄 옥캄(William of Occam), 중세 하에서 교회 개혁을 외친 영국의 존 위클리프(John Wycliffe, c. 1330-1384). 그는 종교개혁의 새벽별로 불리는 16세기 개혁운동의 선구자로 루터가 태어나기 1세기 전에 이미 종교개혁의 기본사상을 가르쳤다. 또한 위클리프의 영향을 받은 로마교회의 개혁을 위해 싸웠던 보헤미아 프라하의 얀 후스(Jonh Hus, 1372/1373-1415)와 제롬(Jerome of Prague, c. 1371-1416), 성직자들의 타락을 비판하고 물질에 대한 탐욕을 경계했던 도덕주의자였던 사바나롤라(Girolamo Savonarola, 1452-1498)가 그들이다.

이날 강의에서 이상규 교수는 “12세기말 이후로 교회개혁을 요구하는 소리(Reformatio in capite et in membris)와 시도는 어두운 중세를 비추는 개혁의 여명이었다고 말한다.

한국교회 개혁을 위한 제언

이상규 교수는 “16세기 상황을 오늘의 한국교회 상황에 평면적으로 대비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그 개혁의 정신을 통해 한국교회 현실을 성찰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1960년대 이후 한국교회는 성장이라는 한 가지 이유만으로 국내외적으로 상당히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왔으나, 동시에 성장이라는 한 가지 이유 때문에 다른 가치들은 무시되거나 경시되어 왔다. 그 결과가 건실한 신학에 대한 무관심, 교회의 명분없는 분열, 교회공동체의 도덕적 윤리적 영적 권위의 상실, 치리에 대한 무관심, 기복주의적인 설교, 무분별한 신학교의 난립, 신학교육의 부재, 그리고 교회 지도자들의 도덕적 혹은 윤리적 타락 등과 같은 결과를 가져 왔고, 한국교회의 혼란을 초래했다. 따라서 한국교회는 개혁의 주체가 아니라 개혁의 대상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이상규 교수는 신학에 있어 신학교육의 부재와 성직자의 과다 배출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세교회 타락의 근원적인 원인은 성직자의 과대 배출과 성직교육의 부제를 말한바 있는데, 이와 동일한 환경이 오늘 한국의 상황이라는 것.

또한 신학 없는 교회, 교회 없는 신학도 개선 과제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개혁자들의 주장처럼 신학은 교회를 이끌어 가는 터이자 축이며. 건실한 신학이 없거나, 신학이 잘못되면 모든 것이 잘못된다고. 그러나 한국교회는 신학 그 자체를 무시하거나 경시하고 또 신학 없는 교회교회 없는 신학을 추구하는 양극단은 한국교회 안에 극단적인 현상을 가져왔다고 밝혔다.

또한 이상규 교수는 한국교회를 쇄신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도자들의 자성과 자각, 그리고 자기 쇄신을 들었다. “한국(장로)교회의 분별없는 분열은 지도자들에 의해 자행되어 왔고, 공인이자 지도자로서의 바르지 못한 삶이 한국교회가 지탄받았던 이유이며 따라서 한국교회를 쇄신하는 가장 중요한 점은 지도자들, 특히 성직자들의 자기 혁신이 우선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한국교회를 쇄신하는 또 하나의 길은 설교의 갱신이다고 말했다. 설교란 바로 그 시대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강론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는데,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바로 설교이며 따라서 설교의 갱신은 한국교회의 쇄신을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방편이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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