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회 정치원리, 교회에 덕이 되는 노회

미래교회포럼(대표 박은조 목사)은 지난 13일부터 14일까지 충북 단양관광호텔에서 종교개혁의 유산과 한국장로교회 현주소를 살피고 장로교회의 중심과 본질을 깊이 성찰하는 포럼을 가졌다. ‘종교개혁과 한국장로교회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종교개혁500주년을 맞이하여 전국에서 130여명의 목사 장로들이 참석해 큰 관심을 모았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경북대학교 김중락 교수가 스코틀랜드 종교개혁의 유산과 한국장로교회라는 제목으로 강의했다. 김 교수는 스코틀랜드의 종교개혁은 가장 잘 개혁된 교회를 위한 고난의 여정이라며 루터나 칼뱅의 종교개혁 못지않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라고 설명했다. 스코틀랜드 종교개혁의 유산인 2치리서와 신앙고백의 영향이 한국장로교에 영향을 주었다고. 이날 김 교수는 2치리서에 비추어 한국교회 노회제도와 교회시찰, 교회개척과 분립, 목회자 양성, 총회 총대 제도 등에 대한 과제를 고찰했다.

이어 발제를 맡은 성희찬 목사(마산제일교회)장로회정치원리에 비추어 본 노회 실태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이어갔다. 성 목사는 한국 장로교회의 노회 운영실태 중 변화와 개혁이 필요한 부분을 행정업무의 집중, 시찰기능의 전무함, 목사후보생들에 대한 소홀한 관리 감독, 노회교회들 사이에 믿음 통일을 위한 노력, 부당한 교권, 노회결정의 올바른 시행과 유익 등 6가지로 지적했다.

이에 논찬을 맡은 방석진 목사(말씀전원교회)예장 통합이 제98회 총회서 세습방지법을 가결했지만, 명성교회가 김하나 목사 위임청빙안을 통화시킴으로 종교개혁 500주년을 무색하게 만들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오병욱 목사(하나교회)의 사회로 진행된 포럼3에서는 한국 장로제도의 반성과 개혁이라는 주제로 김동호 목사(높은뜻연합선교회 은퇴)가 발제를 맡았다. 김 목사는 목사와 장로 간의 갈등의 원인을 목사와 장로의 역할 구분 혼동과 그릇된 권위의식에 있다고 말하며 당회가 행정, 입법, 사법을 다 쥐고 교회를 지배하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대진 박사(코람데오닷컴 편집장)김동호 목사는 구체적인 목회행정의 개혁 대한을 제시하고 실천해 왔다한국장로교 정치제도를 본래의 정신에 맞게 개혁을 고민할 때라고 논찬했다.

치리보다 행정업무의 집중, 시찰기능의 약화

이날 강의에서 성희찬 목사는 1907년 조선예수교장로회 독노회를 개회하면서 노회를 가리켜 신령하고 크도다 아름다운 노회라고 불렀다. 바로 그 노회가 종교개혁 500년과 독노회 설립 110년을 맞은 2017년 이 시점에서 지금 많은 사람들에게 찬송과 자랑이 아니라 염려가 되고 있다. 도대체 어디서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장로교회는 하나님의 말씀, 특히 신약의 원리를 따라 각 개체 교회가 함께 연합하여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치리회로 모인다는 사상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오늘날 노회운영의 실태에 있어 치리보다는 행정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

성 목사는 노회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개 교회주의로 인하여 이러한 치리의 직무, 노회 구역 내에 있는 교회와 당회, 목사 및 교역자, 소속기관 및 단체를 다스리며 돌아보며 살피는 것에 소홀히 하고, 시간에 쫓겨 그냥 형식적으로 대충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은 노회의 직무는 교회연합과 거룩과 화평을 위한 치리가 아니라 거쳐야 할 복잡하고 까다롭고 귀찮고 거추장한 행정으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진단했다.

예를 들어 개체교회가 장로를 세우기 위해 노회에 증원 청원을 하여 노회의 허락을 받고, 개체교회 당회가 주관하는 교육을 6개월 받은 후에 노회가 관장하는 고시를 치는 등 거치야 할 절차를 불필요한 행정으로 생각한다고. 이러한 노회의 치리가 아닌 행정이 된 현실은 교회의 시찰 기능 약화를 불러왔다. 한국장로교회는 노회마다 시찰회를 두어 소속 교회들을 시찰하고 중요사건은 협의 지도하며 노회에 보고하도록 하였다.

성희찬 목사는 개교회주의가 득세하는 이때에 교회 간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특히 미조직교회와 미자립교회의 형편을 살피는 시찰을 통해 교회들의 연합과 거룩과 화평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목사후보생 관리 감독과 부당한 교권 분별

이날 성희찬 목사는 오늘날 한국장로교회 현실은 목사 후보생을 포함하여 목사 고시, 임직 및 관리 감독이 소홀히 되고 있다고 염려했다. 성경과 종교개혁의 전통에 따라 노회는 목사후보생을 검증하고, 목사를 고시하여 임직하며, 또 이들의 교리와 생활을 감독해야 한다. 문제는 목사후보생은 물론, 강도사에 대한 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또 전도목사, 기관목사, 무임목사의 경우 노회마다 형편이 다를 수 있겠으나 대개 노회의 감독을 받지 않는 사각지대에 속해 있다.

또한 성 목사는 믿음의 통일을 위한 연합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지금 한국장로교회는 웨스트민스터 표준문서를 토대로 헌법(교리표준-신앙고백서, 대교리문답, 소교리문답. 관리표준-예배지침, 교회정치, 권징조례)을 구성하고 있는데, 이 모든 것의 목적은 교리와 예배와 정치와 권징에서의 바름과 같음이라고 할 수 있다고.

그는 오늘날 이 믿음의 통일을 위해 가장 수고할 치리회는 노회이다. 혹시 우리의 경우 교리와 예배와 정치와 권징이 아닌 다른 것에서 통일을 기하고 있지 않는지 돌아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성희찬 목사는 종교개혁가들이 가장 우려한 것은 부당한 교권이었다라며 교권(敎權, church power) 이라 함은 교회의 권한 혹은 교회의 권세를 가리키는데, 이는 교회의 머리이신 그리스도께서 교회직원의 손에 주신 권세로서 마침내 회중에게 미치는 권세이다고 설명했다. 결국 교권의 목적은 교회의 머리이신 그리스도의 권세만이 회중과 온 교회에 나타나기 위함이라고. 그래서 개혁가들이 작성한 신앙고백과 교회정치 등을 보면 직분 간에, 그리고 교회들 간에 동등성을 아주 강조하였다.

문제는 어느 새 우리의 경우 이러한 종교개혁의 정신이 사라지고 개체교회는 물론이고 노회에서도 부당한 교권이 형성되고 있고 심지어 이를 둘러싸고 갈등이 격화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이번 강의를 통해 성희찬 목사는 노회마다 상황은 다르지만 노회 소속 기관과 중요 부서의 임원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고 암투를 벌이고”, “노회에서 목사와 장로가 서로 협력하기 보다는 서로 자기들 권익을 대변하면서 분열과 갈등을 일으키는 장이 되고”, “시찰과 시찰, 혹은 특정한 계파 간에 대결하고 반목하는 등 교권이 남용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회가 교회답게

이날 포럼은 오늘 한국의 장로교회는 성경적으로, 역사적으로 정상인가?’ ‘장로교의 대의정치가 점점 감독정치화 되는 추세를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총회장인가 총회의장인가’ ‘장로의 직무에서 왜곡은?’ 등 참가자들과 함께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한 오늘의 한국교회를 진단하고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또한 교회가 교회답게 되고 직분자들이 성경의 가르침대로 올바르게 사역하는 진정한 부흥을 과제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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