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사회자와 설교자가 다른 이유가 무엇입니까?

예배때 사회자와 설교자가 다른 경우가 있던데요. 외부설교자를 초청했을 때는 그 강사에게 사회를 하라고 할 수 없으니 본 교회 목사가 사회를 해야 하겠지요. 그런데 본 교회의 경우 부목사가 사회를 보고, 담임목사가 설교를 하는 것은 어색하다 싶습니다. 담임목사가 주일에 몇 번이나 예배를 인도해야 되니 너무 힘들어서 사회자를 따로 두는 것입니까? 사회자와 설교자를 나눌 수 있다면, 장로가 예배사회를 보는 것은 어떤가요? 다른 직분자들, 일반 교인들도 가능한가요? 헌신예배때는 그 기관의 임원이 사회를 보니까 말입니다.


우선 예배 사회자냐, 인도자냐 하는 것을 말해 보겠습니다. 일반적으로는 결혼식이든지, 기념식 등을 포함한 예식에 사회자가 있습니다. 사회자는 그 예식에 참석한 모든 이들에게 예식의 모든 순서를 잘 고지해야 합니다. 그리고 각각의 순서를 맡은 이들을 소개하는 역할도 합니다. 그렇다면 예배에서도 사회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예식들처럼 예배를 하나의 예식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예배 전체의 순서를 진행하는 사회자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예배인도자라는 말이 등장했습니다. 예배를 이끄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누가 예배인도자일까요? 최근에 곳곳에서 예배인도자 컨퍼런스라는 것이 열리고 있는데, 대부분 찬양팀과 찬양인도자를 훈련하기 위한 컨퍼런스입니다. , 찬양을 담당하는 이들을 예배인도자라고 부릅니다. 유럽의 개혁교회에서 오르간반주자를 예배 인도자로 생각하기도 하는데, 이것이 조금 더 발전한 것이라고 할까요? 찬양인도자가 이제는 예배인도자로 불리기 시작했습니다. 교회가 그 자리에 임명했겠지만 찬양인도자는 교회 직분자가 아닙니다.


예배는 세상 다른 그 어떤 기념식이나 예식과도 다릅니다. 예배는 공적인 예식입니다. 기념식이나 축하연 정도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신 질서가 분명하게 나타나야 합니다. 그래서 예배는 직분자들의 인도가 중요합니다. 특히, 목사가 예배인도자가 됩니다. 인도자라는 말보다는 집례자라고 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습니다. 목사가 없는 경우에는 장로가 예배사회를 볼 수 있습니다. 장로가 사회를 보면서 목사가 작성한 설교문을 낭독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목사는 예배 전체의 집례자입니다. 목사는 사회자의 역할도 하면서 기도인도도 하고 찬송인도도 합니다. 설교도 합니다. 그래서 목사는 기도인도자, 찬송인도자, 설교자, 성찬집례자를 포함한 예배 전체의 집례자입니다. 개신교회의 예배는 집례자 한 사람으로 충분합니다. 사회자와 설교자를 나눌 필요가 없다는 말입니다. 이것 때문에 개신교회의 예배가 목사의 원맨쇼라고 느껴지기가 쉽습니다. 개신교회의 예배는 목사 한 사람이 지배하는 예배라는 인상을 줍니다. 회중은 집례자인 목사 배후에 서 계시는 그리스도를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하늘보좌 우편에서 지상의 예배를 지켜보실 뿐만 아니라 그 예배를 이끌고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목사는 그리스도를 대신하여 예배를 집례합니다.


개교회의 담임목사가 주일에 예배를 여러 번 집례해야 하기에 사회자를 대신 세우고는 본인이 설교만 담당하곤 합니다. 사회자로는 부목사를 세웁니다. 이것은 직분의 동권을 주장하는 개혁주의 원리에 그다지 어울리는 모습이 아닙니다. 게다가 이런 분리는 설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설교를 예배의 다른 순서들로부터 격리시키는 것이 되기 쉽습니다. 외부 설교자를 초청했을 때는 예배집례자와 설교자가 나누어질 수밖에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목사가 예배전체를 집례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목사는 설교만 신경쓰고 다른 순서는 대충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예배 집례자로서 회중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끌어야 하겠습니다.


강단을 교류하는 경우에 초청받은 목사가 예배를 인도하고 집례하는 것도 생각해볼만 합니다. 개교회적으로 예배 순서가 조금씩 다르기에 예배인도가 어색하고, 회중이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겠지만 미리 잘 익히면 됩니다. 초청받은 목사가 예배를 집례하면 그 목사가 손님이 아니라 거룩한 공교회의 직분자라는 것이 분명하게 드러날 것입니다. 또한 강단을 교류하는 그 교회와 본 교회가 하나의 교회라는 것이 분명하게 드러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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