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꽃피는 고신 신앙

올해는 한국교회 총회가 신사참배를 결의한지 80주년이 되는 부끄러운 해인 동시에 3.1만세운동 100주년을 1년 앞둔 해이다. 이런 역사적인 해에 1027() 오후 5시 남서울교회(담임목사 최성은) 영광홀에서 고신대학교 후원을 위한 제20회 수도권 고신찬양제를 수도권장로회협의회(회장 민병현 장로) 주관으로 열렸다.


이 찬양제가 의미가 있는 것은 한국교회가 신사참배를 결의하자 이에 불복한 신앙의 선배들은 죽음과 투옥을 겁내지 않고 저항하였다. 그 고난의 역사를 온 몸으로 받아내며 신앙의 절개를 지켰던 출옥성도들이 중심이 되어 고신총회가 태동되었다.


신앙을 지키기 위해 남하하여 수도권은 고신의 불모지와 같았다. 그 불모지 땅에 고신교회들이 자라기 시작했고, 수도권 교회들의 아름다운 찬양의 잔치가 20년간 지속할 정도로 성장하였다는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고신찬양제 속에 담긴 의미들

이날 찬양제를 갖기 전 하나님께 드린 예배는 남효순 장로(강남일교회)가 인도하였다. 남효순 장로는 남영환 목사의 둘째 자제다. 남영환 목사는 일제 말 봉천 신학원에 재학 중 신사참배 거부로 학교에서 퇴학당한바 있었던 철저한 고신신앙인이었고, 대한예수교 고신교단사를 집필 발간했으며, 33(83.9.22 - 84.9.20) 고신총회장을 역임하신 신앙의 인물이다. 꺾이지 않은 신앙의 절개는 그루터기로 남아 다음세대가 이날 예배를 인도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오랫동안 준비한 찬양으로 하나님께 영광 돌린 수도권 7개 교회(남일 매일 신일 참빛 등촌 남서울 서울영천교회)들의 아름다운 하모니는 가을 밤 아름다운 찬양의 향기로 하늘에 올려졌다. 수도권장로회협의회가 태동되고 선배 장로들에 의해 시작된 찬양제가 20년이라는 성년의 나이테를 기록할 만큼의 성장을 보여 참가자들은 모두 은혜와 감격을 누렸다.


여기에 더해 자랑스러운 신앙의 선배들이 쌓아놓은 신앙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는 고신대학교(안민 총장)에 발전후원금 5백만 원을 수도권장로회협의회가 전달하는 시간도 가졌고, 서문교회 이중구 원로장로가 협의회 취지에 동의해 선뜻 2백만 원을 기탁해 함께 전달하는 시간을 가졌다. 작은 후원의 시작이 마중물이 되어 수도권과 고신대학교가 연결되는 통로가 되었다.

오늘도 역사는 흐른다

한국교회 흑역사의 장본인이었던 친일 교회 지도자들은 신사참배 강요에 굴복하며, 일본군 국방헌금, 전장의 병사들을 위로하기 위한 휼병금, 기관총 구입비 등을 갖다 바쳤고, 무운장구기도회 8,953, 일본 찬양 시국강연회 1,355, 전승 축하회 604, 군부대 위문 183회 등을 가졌다.


그뿐 아니라 북한 침공 시 신사참배를 했던 대부분의 목사들은 북조선기독교연맹에 조직되어 공산정권에 협력하였고, 인민군이 서울을 점령하자 서울탈환환영예배를 드렸으며, 전승기도회 개최, 군기 구입 헌납운동에 앞장섰다. 치욕스러움은 그대로 역사로 남아있다.


반면 3.1운동 당시 한국교회는 역사가 35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3.1독립운동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일제의 시린 핍박이 종결되기까지 한국교회는 독립운동의 중추적인 역할을 감당하였다. 실제로 3.1만세운동을 주도한 33인의 민족대표 가운데 16명이 기독교인이었다는 건 그나마 위안이 되는 역사이다.


오늘의 역사도 흐르고 있다. 과거 신사참배를 결의했던 부끄러운 흑역사를 이어가는 교계 지도자들은 자칭 한국교회 지도자로 행세하고 있다. 여전히 맘몬의 신 앞에서 참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신사참배의 심판이 대한민국 분단의 역사였고, 북한의 남침으로 온 나라가 군화발에 짓밟혔지만 신앙을 따라 남하했던 고신의 심장부였던 부산은 남겨두셨던 의미를 되새겨 볼 때 느껴지는 두렵지 않은가? 묻고 싶다.


이제 고신은 영적장자교단으로 위협적인 악의 세력이 도전해 오는 이 시대를 향해 바른 소리를 내고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 시대적 사명이 있다. 또 신앙의 선배들이 자랑과 전통을 이어가는 문서운동(기독교보 월간고신생명나무)을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 신앙의 선배들의 자랑이었던 문서운동에 내년 예산에 늘여서 편성하는 것은 우리의 전통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후배 된 도리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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