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자나 성경연구자는 성경 주석을 반드시 갖추어야 합니다. 성경 주석은 여러 분야의 책들 중에서도 소장하고서 계속 참고할 수 있는 쓰임새가 많은 책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주석이 좋은 주석일까요? 제가 성경 신학(신약학)을 전공한 사람이다 보니 종종 저에게 좋은 주석을 추천해 달라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 교회 홈페이지(ssc.or.kr)에 제 나름대로 생각할 때 좋은 주석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의 목록을 만들어서 올려놓았습니다(현재 신약 주석만 있음). 이 글에서 저는 좋은 주석을 선택하는 요령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설교자의 경우에는 자신의 수준과 용도에 맞는 주석을 선택해야 합니다.

자신의 수준과 용도에 맞게 주석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래서 주석은 자신이 직접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유명한 주석이라고 해서 무턱대고 구입해서는 안 됩니다. 유명한 주석은 (전부는 아니지만) 대부분 지나치게 학문적이고 방대합니다. 일반적인 설교자는 그런 주석을 굳이 볼 필요가 없습니다. 이는 마치 가족이 사용할 차량을 구입할 때 버스를 구입할 필요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성경연구나 설교 준비용으로 주석을 구입하려면 학문적인 권위를 인정받은 저자가 쓴 주석이면서도 두껍지 않은 주석을 구입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너무 두꺼운 주석은 읽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설교 준비에 필요 없는 내용까지 보게 됩니다. 그러니 두껍지 않으면서도 권위 있는 주석, 그러면서도 자기 수준에 맞는 주석을 보시기 바랍니다.

둘째, 연구자(전공자)의 경우에는 세계적인 수준의 주석을 봐야 합니다.

전문적인 연구 목적을 가지고 주석을 보려면 높은 수준의 주석을 선택해야 합니다. 오늘날 학문적으로 검증된 저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출판사에서 낸 탁월한 주석들이 즐비합니다. 따라서 그 분야의 전문가에게 자문을 얻어서 이러한 주석을 구입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신학의 스펙트럼을 고려하면서 다양한 관점의 주석을 읽으면 크게 유익합니다. 이런 주석은 상당히 많은 참고 자료를 수록하고 있어서 더 깊은 연구를 수행하는데 큰 도움을 줍니다. 특히 외국어 주석의 경우에는 원서로 읽는 것이 좋은데, 이는 번역이란 것이 그 특성상 틀리거나 모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학문 연구자는 외국어 공부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합니다.

셋째, 국내 학자가 쓴 주석을 적극 권하고 싶습니다.

외국의 유명 학자들이 쓴 주석 가운데 좋은 주석이 많은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한 주석은 수준이 매우 높고, 자료를 많이 참고했으며, 시간과 노력을 많이 들여서 집필되었습니다. 그런데 외국 주석을 보면 우리가 선뜻 이해하지 못하는 내용이 제법 있습니다. 이는 언어의 차이뿐만 아니라 이질적인 정서와 현실 때문이기도 한데, 우리나라 저자가 쓴 주석을 보면 그런 문제가 상당히 해소됩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저자들이 쓴 주석은 우리의 정서와 현실에 적합해서 읽는데 훨씬 편안하고 효율적입니다. 오늘날 우리나라 학자들도 학문적인 기량이 많이 향상되어서 세계적인 수준의 주석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곧 좋은 결과물이 나올 것입니다.

넷째, 성경 한 책 당 주석 3권 정도가 적당합니다.

성경 본문을 가르치거나 설교할 때 너무 많은 주석을 보면서 원고를 만들면 시간이 많이 걸리고 내용도 오히려 산만해집니다. 제가 보기에는 성경 한 책 당 권위 있는 주석 3권 정도만 있으면 충분히 좋은 원고를 작성할 수 있습니다. 서재가 넓고 책이 많다고 다 좋은 것이 아닙니다. 너무 책이 많으면 어디에 무슨 책이 있는지를 모릅니다. 책을 배열할 때 한 눈에 들어올 수 있게끔 해야 합니다. 보지 않는 책이나 안 좋은 책은 과감히 정리하고, 꼭 필요한 책만 갖추는 것이 좋습니다. 요즘은 성경 소프트웨어와 전자책이 잘 나와 있습니다. 바이블 웍스나 로고스 바이블 소프트웨어 같은 것을 활용하시면 매우 유용합니다.


다섯째, 짜깁기한 주석, 검증되지 않은 주석, 마구잡이 전집류를 피해야 합니다.

일부 출판사가 여러 주석을 짜깁기해서 주석 전집을 발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주석을 구입하면 한 번에 모든 주석을 갖출 수 있어서 편리합니다. 하지만 그 내용을 믿을 수 없고, 따라서 설교할 때 잘못된 정보를 전할 수 있기에 위험합니다. 설교란 정확하고 올바른 본문 이해를 기반으로 해서 전해야 하는 것인데, 본문 해석 자체를 신뢰할 수 없으면 그가 전하는 모든 말에 진실성과 정확성이 사라집니다. 따라서 신뢰할 수 있는 저자가 검증된 출판사에서 발간한 주석을 보셔야 합니다. 저자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아무런 기준이나 근거도 없이 마구잡이로 편집된 전집류는 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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