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저물어갑니다. 몇 년 전부터 벼르고 준비했던 ‘종교개혁500주년’의 해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종교개혁500주년에 종교개혁, 교회개혁을 한 번 해보자고 다짐하며 야심차게 부르짖었던 대한민국교회는 여느 다른 연례행사처럼 또 하나의 구호와 행사와 사업의 흔적만을 남긴 채 종교개혁500주년을 쓸쓸히 보내고 있습니다.


대한민국교회와 각 교단은 올 해 종교개혁500주년을 기념하고 여기에 걸맞은 사업을 하느라 나름 분주했습니다. 루터의 95개 논제에 발맞춰 기독교 기관과 고신교회를 비롯해 각 교단들이 95개조 선언문을 발표했습니다. 여기에는 대한민국교회와 성도들이 개혁해야 할 내용들이 상당히 들어있습니다. 문제는 이것이 하나의 선언에 그치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현대에 맞춘 고신교회 95개조 논제가 개체교회와 각 성도들에게 영향을 미쳐야 함에도 전혀 피부로 느끼지 못한 게 현실입니다. 95개 조항은 교회의 본질을 추구하고 성도가 올곧게 신앙생활을 해야 할 바른 지침을 제시합니다.


95개 조항이 개인에게 주어진다고 해서 삶이 변화될까요? 95개 조항은 이미 평소에도 성도의 바른 삶을 위해 많이 회자되고 있는 내용들입니다. 종교개혁500주년에 이와 관련한 선언과 행사와 사업들이 진행되었지만 크게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종교개혁이 일어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교계, 교단적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거나 죄악 된 모습이 더 드러났습니다. 95개조 논제뿐 아니라 대한민국교회와 성도들이 개혁해야 할 내용들이 수시로 나오고 있으나 강 건너 불 보듯 합니다.


교회는 교인들이 떠날까봐 조바심입니다. 개혁해야 할 내용들이 기독교인들에게 너무나 만연돼 있고 성도들과 교회들에게 깊숙이 침투돼 있어 아무리 개혁을 부르짖어도 변화가 없습니다. 모두가 개혁 대상이라 개혁을 우스꽝스럽게 여깁니다. 당시 로마 가톨릭 교회 권세자들의 ‘면죄부’는 잘못된 것으로 확연하게 드러났으나 지금 교회와 성도들에게서 대두되고 있는 문제들은 ‘구원’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생각으로 인해 전혀 잘못으로 인식되지 않고 있는 듯합니다.


2017년 성탄절이 다가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자기백성을 죄에서 구원하고 어두운 이 땅에 빛을 비춰 어둠을 몰아내고 이 땅에 진정한 평화를 주기 위해 오셨습니다. 예수님이 빛으로 오셨지만 대한민국교회와 성도들은 여전히 면죄부를 붙들고선 음란과 부정과 사욕과 악한 정욕과 탐심과 황금만능이라는 내 안의 우상 숭배에 갇혀 빠져 나오려고 하지 않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합니다. 종교개혁500주년에 진정한 회개를 찾아보기 어려워 종교개혁은 아득히 멀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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