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발표, 손봉호 교수 “총회재판국 판결은 신사참배 결의보다 더한 수치”

▲ 한목윤 대변인 정주채 목사(오른쪽)가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 한목윤 대변인 정주채 목사(오른쪽)가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한목윤·위원장 전병금 목사)는 9월 6일 오후 1시30분 서울 종로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명성교회 목회 세습과 관련, ‘명성교회의 세습은 철회되어야 한다’라는 제목으로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날 성명서 발표에는 한목윤 위원장 전병금 목사, 대변인 정주채 목사, 위원 손봉호 교수, 박경조 주교가 참석했다.


이날 한목윤 위원장 전병금 목사는 “타 교단에서 왜 명성교회 문제에 나서냐고 반문할 수 있는데 명성교회 목회 세습 문제는 한 교단과 교회의 문제로만 생각할 수 없다. 한국 교회의 대표적인 사건으로 봐야한다.”고 전제하고, “명성교회 사태는 그 교단의 정치적인 사건이 아니라 신앙과 신앙 양심의 문제다.”며 “다음 주 예장통합 103회 총회에서 재판국의 보고를 받지 않고 재판국원을 바꿔서 다시 재판하라고 하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총회가 재판국의 판결을 무효화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목윤은 이날 성명에서 “명성교회의 담임목사직 세습은 한국 교회는 물론 일반 사회에까지 큰 고통과 수치를 가져다줬다. 예장통합 총회재판국이 이를 합법하다고 판결함으로써 개체 교회의 세습과는 비교할 수 없는 큰 충격과 함께 교회사적인 파장을 남겼다. 총회재판국은 세습을 금지한 교단헌법을 스스로 부정하고 파괴했다. 이는 불의를 공의로 둔갑시킨 또 하나의 타락한 종교재판이다. 총회재판국이 대형교회 곧 물량주의적인 세속적 권세 앞에 무릎을 꿇은 사건”이라며 “예장통합총회는 명성교회의 세습을 인정한 총회재판국의 불의한 결정을 바로잡아 하나님 나라의 공의를 세우는 일에 헌신해주기 바란다. 특히 김하나 목사(명성교회)는 사회 양극화를 해소하고 진정한 민주화를 이루는 일에 철학과 열의를 가진 사람으로 알려져 왔다. 우리는 그가 교회에서 먼저 이를 실천할 수 없는가를 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또 성명에서 “교회의 주인은 예수 그리스도다. 그러나 한국 교회는 도처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주 되심을 훼방하고 그의 주권과 영광을 찬탈하는 가공할 죄를 범하고 있다. 입으로는 ‘주여, 주여’ 하면서도 실제로는 자신들이 범사에 주인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담임목사직 세습은 이런 죄악을 공공연히 드러내고 대를 이어 전수하는 패역한 행위이다. 누가 감히 그리스도가 피로 세운 교회를 사유화한단 말인가? 누가 감히 교회를 자기 자녀에게 세습한단 말인가?”이라고 반문하면서 “한국 교회 목회자들 모두가 십자가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자신을 깊이 성찰하고 회개해야 할 시대적 과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성명서 발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정주채 목사는 목회 세습이 일어나는 이유에 대해 “구조적인 문제다. 교회가 대형화되면 한 두 사람이 생각하고 결정할 수 있는 구조에서 벗어나게 된다. 대형교회의 큰 문제점의 하나가 리더십 교체 문제다. 전임목사의 카리스마에 의해서 교회가 부흥하고 대형화되면 그 리더십이 빠져나가게 될 때 공백을 메우고 교회가 흔들림 없이 갈 수 있는 방법이 전임자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후원자를 세우는 것”라며 “이 때문에 교회의 대형화 자체를 막아야한다.”고 제기했다.


박경조 주교는 “교회가 공적인 기관의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 공적인 성격이 있다. 하나님의 교회가 지나치게 대형화 물량화 되면서 사유화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우리의 의식 속에 잘못된 가치관을 반영하고 있다. 이것은 명성교회의 문제만이 아니라 한국 교회가 안고 있는 전체적인 문제다. 축소하면 명성교회를 이끌고 있는 지도자들의 책임이다.”이라고 지적했다.


손봉호 교수는 “예장통합 103회 총회에서 명성교회 목회 세습에 대한 총회재판국의 판결이 번복되지 않으면 일제시대 신사참배를 결의한 것보다 더한 수치다. 신사참배는 외부 압력에 의해 이뤄져 이해해줄만한 것이 있다. 하지만 총회재판국의 판결은 외부 압력과 관계없이 나쁜 짓을 한 것이다. 한국 교회의 종말이다. 치명적인 파탄의 길로 갈 것”이라며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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