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 번역자들의 기원에 관한 연구

김하연 목사(대구삼승교회)의 저서 칠십인역 모세오경 변역자들의 다수성오경 번역자들의 기원(Multiple Authorship of the Septuagint PentateuchThe Original Translators of the Pentateuch’(김하연 지음/ Koninklijke Brill, Brill Academic Publishers/ 113 USD)가 화제다.


김 목사의 칠십인역 모세오경 변역자들의 다수성오경 번역자들의 기원은 학술 논문으로써 Brill 출판사에서 THB(Text History of the Bible, 성경본문 역사)시리즈를 내고 거기에 함께 Supplement vol.4 논문으로 채택이 돼 출판하게 됐다. 이 논문은 원래 김 목사가 히브리대학(The Hebrew University of Jerusalem)에서 2007년 박사학위 논문으로 제출한 것이었다. 김 목사는 학위수여 후 14년이 지나 이 책을 내기 위해서 그동안의 세계의 학자들이 관련 주제로 연구한 것을 업데이트 해 출판하게 됐다.


김 목사는 목회를 하는 가운데 짬짬이 시간을 내야해서, 업데이트 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으나, 지난 3년간 조금씩 진행해서 이번에 이런 결실을 보게 됐다면서, “이제 큰 숙제를 하나 마쳐 낸 마음이다. 이 책의 출판으로 인해서 전 세계에서 칠십인역의 연구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책의 주요내용은 칠십인역 오경 번역자들의 기원에 관한 것이다. 전통적으로 아리스테아스의 편지(The Letter of Aristeas, B.C. 2세기) 이래 칠십인역 모세오경의 번역에 대해서는 기원전 3세기에 이집트의 프톨레미 2세가 예루살렘으로부터 유대인 학자들 72명을 이집트로 불러 70일 만에 모세오경을 다 번역했고, 그 번역들이 서로 간에 완벽하게 일치했다. 이후 2000여 년 동안 칠십인역의 번역자들에 대해서는 별 비판 없이 받아들여졌거나, 부분적으로 비판이 돼 왔다.


김 목사는 칠십인역 번역자들의 헬라어 스타일, 번역기술과 어휘의 선택 등을 객관적이고 지속적인 비평장치들을 통해 칠십인역 오경의 번역이 서로 다른 다섯 명의 번역자에 의해서 수행된 것을 밝혔다. 물론 그들의 사용하는 어휘의 연구를 통해서 그들의 공통된 배경을 밝히기도 했다. 그들의 공유된 종교-사회적 배경(socio-religious background)으로 인해서 관련된 어휘와 특별한 용례와 스타일 등은 분명 공통된 점을 보여주나(homogeneous),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경의 번역자들 사이에는 아주 분명한 차이점(heterogeneous)을 발견 할 수 있다. 현재까지 그의 주장은 뒤집어지지 않았고 학계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책은 말 그대로 전문서적이다. 책 제목 칠십인역 오경 번역자들의 다수성도 생소하거니와 또한 Brill 출판사에서 나오는 책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비싸기도(113 USD) 하다. 더불어 우리나라에는 아직 그 연구분야가 생소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칠십인역에 관한 연구는 너무 중요하다.


칠십인역은 기원전 3-2세기에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 있는 유대인들 중심으로 히브리어와 아람어로 된 구약성경을 헬라어로 옮긴 역사상 최초의 번역이다. 그들은 모국을 떠난지 오래돼서 히브리어를 잊어버렸기 때문에 그들의 회당에서 필요한 성경 낭독을 위해 당시 세계 공용어인 헬라어 역은 절실했다. 그래서 태어난 것이 칠십인역이다. 칠십인역은 번역된 후에 여러 번 필사되고 넓게 퍼지게 되었다. 기원후 1세기에는 팔레스틴 지역에서도 히브리어는 잊혀져가는 언어가 됐고, 일반 사람들은 아람어를 구어로 사용하고 있었다. 서기관 등 전문 식자층은 히브리어 아람어 헬라어 등 다중언어가 가능했으나 일반인들에게는 읽은 구약성경이 없었다. 아직 아람어 구약번역은 만들어지지 않았으므로 팔레스틴 지역에도 바로 전 시대에 전 세계를 지배했던 헬라어가 여전히 강세였다. 그러므로 신약성경 저자들에게 있어서 칠십인역은 당연히 그들의 구약성경이었던 것이다. 때때로 구약의 마소라 본문과 신약의 인용이 조금 차이가 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또 히브리어를 헬라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조금 차이가 난 것을 신약에서 칠십인역을 그대로 인용했기 때문이다. 칠십인역에 관한 연구는 구약 본문비평과 기원전 3-2세기의 성경본문의 상태와 전수과정을 준다. 이것은 본문비평 작업을 통해서 구약 원전을 쫒아가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칠십인역의 사용은 마소라 본문 서기관들의 실수들을 바로 잡을 수 있다. 또한 칠십인역은 구약 본문 이해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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