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형교회의 비자금(祕資金)을 담당하는 모 장로의 자살로 한 때 화제가 되었던 M교회가 이번에는 총회법을 초월한 세습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메가 처치(Megachurch)의 통제 불능을 여실히 보여주는 부끄러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교회론을 연구하는 개념 중에 맥처치(Mc Chirch)라는 용어가 있다. 이 맥처치 개념은 교회가 맥도널드식 경영을 하는 비즈니스로 전락했다는 것인데 맥처치교회 운영은 종교상품 혹은 프로그램, 영성 비지니스 등을 회중들의 선호도가 검증된 표준적 규격으로 개발하여 적용한다. 프랜차이즈 본사(프랜차이저-맥처치)가 가맹점(프랜차이지-지교회)을 만들어 동일한 프로그램으로 브랜차이지를 확장해나간다. 기업과 오늘날 대형교회의 지교회 확장, 지역교회들을 삼키는 방식의 문어발식 확장이 바로 그 전형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교회는 그리스로 이동해 철학이 되었고, 로마로 옮겨가 제도가 되었고, 유럽으로 가서 문화가 되었고, 미국으로 건너가 기업이 되었고, 한국으로 와 대기업이 되었다고 비판한다. 대기업이 된 한국의 맥처치는 몇 가지 특징으로 나타난다. 총회법위에 군림하고 있으니, 총회도 노회도 통제하기 어려운 괴물이 되었다. 한국교회 정치의 일번지에 서서 헤게모니를 행사한다. 정치권과 교섭 창구를 자청하기도 한다. 재정이 불투명하다. 외부에서 아무리 개혁을 부르짖어도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 있다. 자식에게 교회를 물려주는 세습을 해도 견고한 지지층이 있다. 이외에 열거를 하기도 힘들 정도로의 맥처치 부작용이 많고 폐해가 나타나도 총회는 눈치 보기에 급급한 현실을 보면 종교개혁 500주년이 무색하기만 하다.

종교가 타락할 때 사회적으로 나타나는 공통적인 현상이 성직자가 급증한다. 로마 가톨릭 교회가 타락하고 부패했을 때 신부들도 축재와 축첩을 했고, 신부 지원자들도 급증했었다. 한 때 신랑감 1위를 차지했던 목회자 직업군이 공급과잉으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현실은 타에 의한 종교인 과세 부과를 앞두고 있는 실정이다.

현 정부가 시행하려고 하는 종교인 과세는 위헌적인 요소와 부작용이 예고되어 있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대중은 결코 종교인들의 손을 들어 줄 것 같지 않다.

이런 와중에 의미 있는 외신 보도가 눈에 띈다. 중국에서 선보인 인공지능 승려인 알파승 썬얼은 부처와 다른 인간 승려들을 제치고 불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고 한다. 다양한 불자들의 고민을 덕담과 설법으로 풀어주는 역할을 잘 감당하고 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다양한 축복의 설교를 하며 손과 얼굴에서 축복의 빛을 발하는 로봇 목사 블레스유2(BlessU-2)가 등장하였다. 로봇의 가슴에 설치된 터치 스크린을 클릭하면 독일어,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폴란드어 중에 원하는 언어로 목회하며 기도문을 인쇄해 주기도 한다.

이런 현상이 남의 나라일로만 여겨지는가? 왜 대중들은 이런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로봇에 열광하는지 아는가? 무릎 꿇는 영성을 소유하지 않는 목회자로 서서 대중에 존경을 받지 못하고, 철저한 개혁의지 없이는 AI로봇이 대체되는 위기를 극복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는 해에 기대했던 개혁은 40여일을 남기고 결국 체념의 긴 한숨만 남긴다. 학회에서 발표한 논문 몇 개, 선언적 의미의 선포, 종교개혁을 기념하는 출판, 세미나 등은 500주년을 맞이하는 노부부의 결혼기념일을 오붓하게 보낸 것 같은 초라함만 남겼다면 지나친 논리의 비약인가?

늦은 더위에 여유를 갖고 살다가 가을이 오늘 줄도 모르고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추위가 성큼 다가왔다. 계절의 변화처럼 예고되어 있는 종말의 날을 준비하는 마라나타(Marana tha)의 신앙은 실종되고, 이기주의 팽배로 배부른 포만감이 행동을 더욱 거북스럽게 하는 모습이 작금의 우리 모습은 아닌지 살펴 볼 일이다. 비록 가진 것은 없어도 기죽지 않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하나님 앞에서 당당하게 신앙을 지켰던 절개 있었던 선배들이 이 시대를 산다면 어떻게 살아갔을까? 올 한 해 한국교회가 결산을 하면서 추수한 것을 내어 보이면 얼마나 초라할까? 올해의 농사로 긴 겨울을 지낼 곡간을 채울 수나 있을까? 겨울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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